현진권 아주대 교수님의 보유세 유감에 대해서
서울과 LA, 뉴욕의 비교
2007년 3월 29일 서프에 올린 글
다들 교육 관련 정책이나 노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관심을 기울이시는데, 전 조금 철 지난 주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요즘은 엉터리 기사가 나오면 바로 반론들이 올라오는데 3월 20일에 나온 현진권 교수의 발언 내용에는 별다른 반론을 보지 못해서 늦었지만 글을 하나 준비해 보았습니다.
오늘 제 글 내용은 종부세와 관련해서 외국의 부동산 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합니다만, 정작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외국과의 부동산 세제 비교라기보다는 이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알게 된 한 학자의 균형을 잃은 분석 자세입니다.
아주대 경제학과의 현진권 교수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이분은 3월 20일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서 학자로서는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될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1) 학문에서의 일반적인 규칙
더 깊은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자연과학이던,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이건, 소위 학문을 다루는 영역에 있어가 가장 기초가 되는 방법론은 ‘비교’입니다. 즉 각각의 대조군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있을 경우 이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 학문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방법론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가령 한 제약회사가 피로회복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신약을 개발했다고 치죠.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서 한 집단에서는 새로 개발된 피로회복제를 복용시키고 다른 한 집단에는 크기와 맛은 동일하지만 신약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않은 빈 알약을 복용시킨 뒤, 두 집단 사이의 피로 회복 정도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약을 복용했을 때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피로 회복의 정도와 시간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선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실험을 수행하는 학자가 진짜 피로회복제는 나이 20-30대의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빈 알약은 50-60대 중장년층에게 복용을 시킨 뒤, 동일한 횟수의 근력 측정을 통해 신약이 빈 알약에 비해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를 한다면, 이게 말이 되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2) 현진권 교수님의 이론
다시 아주대 경제학과의 현진권 교수가 발표한 내용으로 돌아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현진권 교수의 발표 내용이 몇 가지 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소득 대비 보유세 비율은 우리나라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현진권 교수의 이론을 정리한 도표를 보시죠. 조선일보의 3월21일자 장원준, 신지은 기자의 기사 중에서 인용을 해 봅니다. (조선일보 도표를 그냥 이용할까 하다가 제가 다시 그렸습니다. 그림조차 빌리기 싫은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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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교수님의 이론의 압권은 아래의 표현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한 신문사의 기사를 파란색으로 옮겨 봅니다. 주요 부분은 붉은 색으로 강조를 해 놓았습니다.
『"서울의 주택가격은 연소득에 비해 8.8배(Price to Income Ratio: PIR)인 반면 미국 주택가격은 2.7배"라고 지적한 뒤 "미국을 벤치마킹해 주택가격 대비 세부담을 유효세율 1%까지 끌어올리면 소득 대비 세부담 수준은 서울시민이 미국국민에 비해 3.3배 높게 된다."고 비판했다.
현 교수에 따르면 실효세율의 계산시 정부는 주택가격을 분모(보유세액/주택가격)로 하는데 납세자들은 주택이 아닌 소득으로 세금을 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분모 자리에 주택가격 대신 소득(보유세액/소득)을 놓아, 소득 대비 보유세액으로 환산할 경우 한국 3.52%, 미국 4.05%로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 용어 설명 : PIR: Price to Income Ratio ― 가구의 일 년 소득의 중간값(Median)과 주택 가격의 중간값(Median)의 비율로서 얼마나 쉽게 집을 살 수 있는지 (affordability)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 쉽게 생각해서 연봉의 몇 배를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숫자가 낮을수록 집사기가 용이합니다.
정말 논리 정연하지 않습니까? 집값 대비 보유세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그 집에 들어가서 사는 사람의 소득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소득 대비 우리나라의 집값이 미국과 비교해서 3배 차이가 난다면 동일한 보유세율이 책정될 경우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제로 3배의 보유세를 더 납부하는 꼴이란 지적이죠.
서울의 경우 PIR이 8.8이니, 다시 말해서 연봉의 8.8배를 모아야 보통 크기의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미국 평균 PIR 이 2.7이니 미국은 연봉의 2.7배만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저 위의 도표와 현진권 교수님의 설명을 읽고 순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3) 학문의 일반 원칙과 현진권 교수님의 오류
자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현진권 교수님이 저지른 오류를 하나씩 뜯어보기로 하겠습니다.
㉠ 서울은 미국의 대도시와 비교를
서울의 PIR이 8.8이라고 하셨습니다. 미국의 평균 PIR은 2.7입니다. 미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집값이 소득에 비해 훨씬 더 비싸 보이죠?
그럼 미국 대도시의 PIR값을 볼까요?
2006년 4/4분기 주택가격과 소득 자료를 미국 부동산중개업자협회(NAR: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와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HUD: 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로부터 구해서 하우징트레커라는 곳에서 작성한 도표에서 일부 대도시의 정보만 뽑아 보았습니다. 미국의 대표 도시들 전체 자료를 보실 분들은 오른편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미국 도시들의 P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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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명 |
P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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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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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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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
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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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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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
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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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
8.0 |
물론 제가 사는 텍사스의 샌안토니오를 포함한 미국 대부분의 도시들은 PIR값이 2~7까지 다양한 값을 갖습니다.
하지만 서울(8.8)을 미국의 깡촌 자료까지 포함된 평균값(2.7)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LA나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와 비교하는 것이 훨씬 정당한 방법이겠죠. 미국 대도시와 비교해 보니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초거대 도시인 서울을 기준점으로 놓고 미국은 전국 평균값으로 놓고 비교한다면 이건 마치 청년에겐 진짜 피로회복제를 그리고 나이 든 사람들에겐 빈 알약을 먹인 후,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PIR자료를 아래 첨부합니다. 자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 11월에 발표한 ‘사회양극화의 실태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 144쪽에서 인용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나라 농어촌의 PIR이 2.8입니다. 이 자료를 뉴욕이나 LA와 비교해서 미국의 삶이 팍팍하다고 제가 주장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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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체로는 4.3 입니다. 미국보다 조금 높죠? 원래 PIR은 개발이 완료된 나라보다는 개발 중에 있는 나라들이 높은 것이 일반입니다. 혹시 몰라 북경의 PIR 정보도 첨부합니다. 인민보 영자지의 작년 12월 22일 자 보도내용입니다. 북경의 경우 PIR이 9.4입니다. 난찡의 경우 12.0 (-.-;). 중국 사람들 대도시에서 살기가 정말 만만한 게 아니네요. 그나저나 저러고도 경쟁력이 아직도 있다는 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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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경이 저 모양이고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도 마찬가지이니 서울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아닙니다. 세계은행이나 유엔이 권장하는 살만한 주거 환경은 PIR값이 3-5 정도입니다. 서울이 살기가 팍팍한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미국은 평균값을 우리나라는 수도 서울의 PIR값을 비교하고서는 그걸 바탕으로 몇 가지 전제 조건을 붙인 뒤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가 미국의 3배인 것처럼 주장하는 건 학자로서 양심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 소득대비 보유세 비율
현진권 교수님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현재 소득 대비 보유세 비율은 3.5%이고 2009년까지 5.4%가 될 거랍니다. (위의 조선일보 도표 참조)
저는 이 주장이 어디서 온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국민계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471.5조 원입니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6년 징수한 재산세 + 종부세 총액이 4.3조 원이고요. 아무리 계산을 해도 소득대비 보유세 비율은 0.91% 정도입니다. 그런데 3.5%라뇨?
니미럴리스트님의 반론이 들어 왔습니다. 소득 대비 보유세 비율 계산에 실질국민총소득(GNI)을 사용하는 것 보다 가계 가처분 소득을 사용하는 것이 어떠나는 지적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도 국민계정 보고서에 보면 실질국민총소득(GNI)이 847.8조원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로 가계 부문 소득중에서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제외한 가처분 소득이 보다 현실을 잘 반영 할 것으로 생각되어서 니미럴리스트님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본문중에 소득 대비 보유세 비율이 바뀐 경위입니다. 현진권 교수님이 주장하시는 소득대비 보유세율 3.5%가 도대체 어디서 어떤 식의 계산으로 나온 건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리고 현진권 교수님이 주장하는 모든 수치는 조금씩 사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 보유세의 중간값은 1.5%가 조금 넘습니다. 그리고 2009년 과표적용률이 100%가 되는 시점에서조차 우리나라의 평균 주택 보유세율은 1% 근처라도 올라가게 될 가능성이 전혀 없고요.
따라서 현진권 교수님의 주장은 그 주장의 근거로 사용된 기초적인 수치조차 모두 사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고, 그나마 그 엉터리 수치로 해석한 내용조차 학문적으로 문제가 아주 많은 분석입니다.
(4) 기타 일반적인 주택 관련 정보들
사실 미국이나 일본을, 주택관련 세금이 되었건, 소득세율이 되었건, 양도세율이 되었건 상관없이 우리나라와 비교를 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일본은 그 알량한 감세 정책으로 경제를 살린답시고, 십 년이 넘게 각종 세금을 깎아 주고 사회 간접자본을 무식하게 건설한 결과 이제 세계 어느 나라에서 조차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엽기적인 국가 부채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진권 교수님이 양도소득세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경우 그 주택관련 양도소득세 면세점을 50만 불로 인상해준 1997년 세금 감면법(The Tax Relief Act)이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는지 그 당시 상황을 보시고 지금의 상황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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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과 아버지 부시가 홀딱 말아 먹은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클린턴이 집권하자마자 상황을 개선해서 드디어 1997년 흑자로 전환을 시키죠. 이런 경제적 상황 변화에 맞춰 만들어진 세금 감면법에 따라 미국 내 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거의 유명무실해졌던 겁니다. 그런데 IT 거품 붕괴와 함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이런 식의 감세 정책으로, 아들 부시는 집권 둘째 해에 바로 적자를 만들어 놓고 작년 한 해 상황이 조금 개선되기는 했지만 도표에 보시다시피 미국 내 재정이 현재 말이 아닙니다.
이런 엉터리 정책의 산물인 미국의 주택 양도소득세 감면 정책이 뭐 그리 따라 할 금과옥조라고 우리의 양도소득세와 비교할 목적으로 끌어다 쓰려는지 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엉망진창인 나라들과 세금을 비교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요.
(5) 유럽 쪽 이야기
제게 2001년에 슬로베니아 재무성에서 발표한 유럽 전체 국가의 부동산관련 조세에 대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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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쪽의 가난한 나라부터 서유럽 쪽의 복지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럽 국가들의 부동산 관련 세율과 세제 그리고 관련 자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좋은 보고서입니다. 보고서가 10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이지만, 일단 한 면만 복사해 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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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나라마다 거의 유사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높은 다양성을 보입니다. 우리나라가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율이 0.6%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보다 높은 나라도 있고 낮은 나라도 있습니다. 각 나라의 전통과 독자성이 잘 반영되어 있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국민 총생산 대비 조세 부담률이 기본적으로 30-50% 이상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25% 내외입니다.
미국의 양도소득세를 들먹이며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세제 개혁에 딴지를 놓고 싶으신 분들께서 계신 것 압니다. 하지만 자꾸 외국의 각종 세제를 소개해 봐야 일반 국민에게 국제적인 기준만 자꾸 노출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금 폭탄이니 뭐니 아무리 왜곡을 해도 아직도 우리나라의 각종 세금 부담은 낮은 편에 속합니다.
(6) 결론
현진권 교수님의 주장 자체가 아주 엉터리는 아닙니다. 부동산 세율을 정할 때 소득 기준 역시 고려 사항에 넣으면 보다 합리적이고 저항이 없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세율이 나오겠죠. 하지만 아무리 의욕이 앞선다 해도 서울은 각국의 대도시와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언제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입니다. 우리야 우리가 내는 세금이니 각종 자잘한 부과세나 주택 구입 시 매입해야 되는 각종 채권 등이 피부에 와 닿으니 불만이 쌓이겠지만, 반면에 외국의 경우 자세한 내막을 모르니 겉으로 드러나는 자료만으로 판단해서 보면 우리보다 편하고 좋은 것처럼 느끼기 쉽습니다.
미국에 거래세가 거의 없다고 현진권 교수님은 주장하지만 실제 미국에 살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답니다. 미국은 집을 팔 때 부동산중개 수수료로 집 가격의 6% 정도를 냅니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져서 많이 깎아주는 업자들도 있지만 그래 봐야 5% 정도랍니다. 이유는 살 사람을 데려오는 중개업자에게 중개료 6% 중에 절반인 3%를 줘야 하고 본인이 소속된 에에젼시에 또 일부분 (50% 정도, 경력이 쌓이면 이보다 적어집니다.)을 상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5% 이하로 깎아주면 발품만 팔았지 손에 쥐는 돈이 얼마 안 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부동산 수수료가 0.2~0.9% 정도죠?
이렇듯이 미국도 겉보기와 달리 집을 사고 팔 때 이런저런 비용이 알게 모르게 많이 빠져나간답니다. 그리도 미국의 경제적 수도라고 하는 뉴욕의 경우 Real Estate Transfer Tax라고 해서 거래세가 제법 적지 않게 물리고요. 이밖에 mortgage recording tax라는 것도 있고.. 아무튼…미국이라고 다 같은 것도 아니랍니다.
이런저런 자질구래 한 이야기를 모두 제외하더라도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직은 우리나라가 부동산 관련 세금이던, 소득세건, 법인세건 할 것 없이 그렇게 국제적인 기준으로 몰상식하리만큼 과다한 나라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세금 폭탄이니 뭐니 하는 말씀 더 이상 쓰지 마세요. 다른 나라 사람이 들으면 돌 맞습니다.
그리고 이건 마지막 당부 말씀인데요. 앞으로 복지 관련 예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이건 한나라당이 집권을 한다 해도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은 있겠죠. 국방비도 미군이 작통권을 넘겨주고말고와 상관없이 앞으로 매년 10% 정도의 증액은 불가피 할 거고요. 그렇다면 대규모 적자 예산 편성으로 후세에게 계속 짐을 떠넘기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부분은 감당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이 두루뭉술한가요?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진권 교수님이 하도 많은 이야기를 하셔서 반박하고 싶은 내용의 반도 못했습니다. 댓글로 남겨주시면 조목조목 전부 다 반박해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따로 또 하나 더 글을 쓰던지요. 사실 현진권 교수님께는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도 몇 가지 있답니다. 이번에도 비교군을 엉뚱한 걸로 잡아서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셨지만, 이걸 실수라고 보기가 좀 껄끄러운 게…
현진권 교수님은 지난번에도 국가부채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다른 나라는 OECD 기준 국가 부채만 계산에 넣고 우리나라는 별의별 잡다한 기준에도 없는 항목까지 몰아넣고는 우리나라의 국가 부채가 정부 발표보다 엄청나게 많다고 발표하신 분입니다. 항상 비교를 할 때는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를 해야죠. 학자적으로 기초가 안 되어 있다고 하기도 뭐하고……
2-3 차례의 실수는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실수가, 그것도 동일한 실수가 계속 반복되면 사람들이 더 이상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죠. 아무튼 오늘은 이 정도에서 …
사족 하나 달죠. 저 역시 이렇게 현진권 교수님의 실수나 잘못만 지적하고 만다면 균형감이 없겠네요. 현진권 교수님은 정말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고 계신 분입니다. 제가 그분의 주장 중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 하나만 언급을 하죠.
이분은 과세 원칙으로 넓고 얇은 정책을 지지하시는 분입니다. 즉 부자들에게만 집중된 과세보다는 모든 국민이 조금씩이라도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안정된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 입장이죠. 저 역시 그 주장에 100% 동감을 하지는 않지만……
소위 세금에 관심을 갖고 세계 각국의 조세 정책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봉급을 받아 살아가는 가구의 50% 정도가 면세를 받는 나라는 하나도 못 봤습니다. 즉 면세점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도 대부분의 국민이 세금 폭탄이라고 하는 건 또 무슨 경우인지…… 이런 말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말 세상을 생각하고 살고 있기는 한 건지.
거기에 더해서 부동산 관련 세제에 대해서도 한마디.
유럽도 마찬가지이지만,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아무리 집이 작고 허름해도 주택 관련 보유세는 모두 단일 세율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우리나라처럼 집값이 싼 주택에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영국 정도이고 덴마크가 1%와 3%의 이중과세를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죠.
즉 몇억 정도 되는 집에만 몇 %씩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1천만 원짜리 집도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단일과세를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만. 아무튼…
이걸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 번째 생각은 민노당에서 주장하는 부유세가 궁극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정책, 특히나 부동산 세제와 차이가 있기는 있는 것인지. 두 번째 생각은 남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은 박수를 쳐도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세금으로 돈이 빠져나간다면 그게 비록 푼돈이라 하더라도 과연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길게 보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넓은 과세 정책이 필요하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얇은 조세정책까지는 몰라도….
물론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겠죠. 어느 정권이 자신의 명을 재촉하는 일을 하겠습니까? 노 대통령 정도라면 몰라도.
서울 많이 따뜻해졌죠? 개나리 진달래는 폈나 모르겠네요. 다들 좋은 주말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