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
(1) 서론
2003년 9월에 서프에 글을 쓴 이후 기본적으로 ‘친노, 반한나라당’ 글을 써 온지가 햇수로 벌써 6년째인데..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주요 대선 후보로 등장한 후 그를 타깃으로 쓴 글만
2006-09-14 한나라당과 국가채무 (적반하장과 망각의 상관관계) ☜
2007-02-23 해리 왕자와 이정연 씨 그리고 이명박 씨 ☜
2007-05-18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은 엄마들 ☜
2007-07-10 한나라당, MB 그리고 양파 ☜
2007-09-19 노통의 재평가와 이명박(진보진영에 드리는 마지막 조언) ☜
2007-10-04 노무현과 이명박 (2) “아마추어리즘이라고?” ☜
2008-01-01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대해 ☜
2008-01-29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
2008-02-15 이명박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 ☜
2008-05-19 이명박 정권과 국방 ☜
2008-06-20 칼리굴라와 이명박 ☜
우와~~ 리스트를 정리해 놓고 보니 엄청 써댔네요. -.-;;
그런 제가 오늘은 이명박 정부를 위한 변명의 글을 하나 써 볼까 합니다.
(2) 잃어버린 10년 – 또 다른 버전
지난 10년간이 소위 공화당, 민정당,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어져오는 부패하고 무능한 군사정권의 잔재에 몸 담고 있던 이들에게 미친 영향을 한 번 살펴보죠. 한마디로 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본, 다시 말해 국가 단위로 큰 틀에서 경영을 담당해 본 인재가 씨가 말라 버렸다는 말입니다.
현재 한나라당을 이루는 면면들 중에 소위 정권의 실세나 장차관 수준의 경험이 있는 이들이 극히 적습니다. 기껏해야 박희태 같은 왕년(?)의 법무부 장관들이나 정형근 같은 안기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 정도죠. 물론 그 외에도 몇 명 장차관들이 있기는 하지만 소위 메이저급들은 아니죠. 그것도 대략 10년 이상의 옛날 얘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급 정보나 소위 집권의 경험과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진득한 맛이 없어진 겁니다.
게다가 한나라당이라는 집단이 수권 정당으로 정말 집권을 하고 나면 자신들의 펼쳐 나갈 집권 철학을 준비해 온 집단이라기 보다는 거의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모리배 수준의 정치꾼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다고 동분서주한 집단 역시 국제적 안목이나 경제적 마인드 그리고 남북 문제 같은 것에 철학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정말이지 아마추어 수준의 집단이었으니까 말이죠.
그러니 집권을 하면 한동안을 헤매고 버벅댈 것은 안 봐도 비디오인 상황이었죠.
그럼 집권 경험이 없으니 그들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다는 논리냐? 그건 아니고요. 그런 식이라면 박통 시절의 공화당이 소위 신민당을 중심으로 한 당시 야당에게 늘 써 먹던 논리인데 그걸 그대로 차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전 기본적으로 세상은 좌우의 날개가 서로 균형을 잡고 있을 때 가장한 건강한 사회라고 믿습니다. 10년을 굶은 보수 세력이 국정을 한번 책임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10년 만의 집권으로 한동안 초보 운전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거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요.
아니나 다를까 대선 승리 다음 날부터 인수위를 거쳐 이명박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한지 벌써 5개월이 흘렸는데 참 많은 일이 일어났죠? 아마 역대 어느 정권보다 최단시간 내에 많은 삽질과 시행착오를 거친 듯 합니다. 사람들, 특히나 개혁 진영이나 진보 진영 사람들에게야 완전히 씹기 좋은 껌 신세이고 심지어는 제 주변의 보수적인 분들과 전직 장성들에게까지 경원시 되는, 참 딱한 꼬락서니가 되기는 했는데….
(3) 망나니 아들을 보는 엄마의 마음으로
일단 이명박 정부의 긍정적인 모습을 언급하기에 앞서 지난 5년 간 제가 지지하고 좋아했던 노무현 정부 기간을 거치며 제게 생긴 변화 한가지를 꼭 언급을 하고 싶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웃기는 소리일 테지만, 지난 5년간 저는 심정적인 집권세력이었습니다. 제가 소중히 여기는 정치인이 최고지도자인 정권에 대해 늘 애정 어린 눈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물론 염려스러울 때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지만, 그 비판 속에도 늘 더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제로 깔려있었답니다.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내 비난인 양, 반대로 대통령을 향하는 칭찬이 제 칭찬인 양, 대통령과 동고동락하는 심정으로 지낸 5년이었던 듯싶습니다.
학창시절 어찌 보면 철없이 술자리의 안주 삼아 씹어대던 나랏일이, 지난 5년간 제게는 더 이상 조소 꺼리나 비웃음의 대상이 아니고 마치 내 일인 양 염려하고 늘 큰 틀에서 나라의 안위를 염려하는 자세로 바뀌게 되었죠.
아마 앞으로 이명박 정권의 5년도 저는 그 자세를 버리지 않을 겁니다. 이렇듯 최고 국정책임자가 누구이던, 나라와 그 안에 숨쉬며 사는 이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배운 것은, 다시 말해서 세상에 대한 제 눈을 더 크게 뜨게 해 준 이는 바로 대통령 노무현이었죠.
왠 노빠 한 마리가 노비어천가를 부른다고 뭐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다시 말씀 드리지만 대통령이 누구이던 정부 정책이 실패하고 방향을 잃으면 제일 먼저 고통 받고 삶이 팍팍해 지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아닐까요?
뭐 폼나게 대승적인 입장으로 정부의 시책을 이해한다기 보다는 이제는 아무리 망나니지만, 아들인 것 자체를 포기 할 수는 없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현 정부를 지켜 보자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심정으로 본 이명박 정부의 모습입니다.
(4) 망나니 아들
제가 지난 몇 개월간 본 망나니 아들(이명박 대통령)의 캐릭터는 일단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은 분명히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상황에 대한 대처, 그러니까 정책의 방향은 대부분 깊이 있는 밑그림이 있다기 보다는 조중동이 그려 놓은 판대기에 적당히 색칠을 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중동의 판화는 사실 자체적으로 완결성을 갖는 논리가 아닙니다. 그저 DJ와 노통을 비방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었으니 국제적 기준으로 보나, 합리성에 근거한 논리로 보나, 더군다나 한 정부의 정책으로 삼으려 한다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외교정책이던, 경제정책이던, 국방정책이던.. 특히나 남북문제의 경우는 대책이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노선이었다고 보시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겁니다.
한 번 볼까요? ‘비핵 3000’ 의 비현실성은 두째로 치고 집권 하자마자 실리적 상호주의를 앞에 내세운 채, 통일부 폐지론에 이어 대북 선제 공격론까지 오며 북한과의 기존 관계를 완전히 빙하시대로 만들었죠.
그런데 한가지 다행인 점은 있습니다.
이 망나니 아들의 캐릭터가 비록 상황 판단과 이에 대한 대처의 속도는 거의 286 수준이어서 광우병과 촛불시위에서 보듯이 국민들 염장 지르기에는 탁월한 면을 보이지만, 워낙 철학도 없고 각종 문제에 대한 인식자체가 스스로의 것이 하나도 없다 보니, 정책을 시행해 보고 길이 막혔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던 길의 반대로 간다는 점이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YS의 환생을 보는 느낌이기는 합니다.)
가령 강만수, 최중경 콤비로 경제팀을 짠 후, 한방에 환율을 1000원 이상으로 올렸다가 물가가 문제가 되니 최중경 아저씨를 날려 버리고 이제는 다시 저환율 정책으로 돌아섰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집권 초반에 조중동의 지도로 멋도 모르고 남북 빙하시대를 이끌었다가 북미 해빙에 화들짝 놀라서 몇 일전 국회 개원 연설에서 그 동안 그렇게 평가절하했던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언급하며 이행의지를 밝힌 것은 전 분명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날 새벽에 금강산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빛이 엄청 바랬지만, 그래도 지난 몇 개월간 말도 안 되는 대북 정책으로 현재 북한 내부의 대남 온건파가 모조리 숙청이 된 걸 감안하면 그나마 엄청난 유턴이자 진전이죠. (다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대북 파트너가 모조리 숙청되어 북한 지도부와 접촉을 하려 해도 대상이 없을 만큼 시기를 놓쳐 버린 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기는 합니다.)
(5) 엄마의 결론
비록 개망나니에 주변에서 손가락질 받는 아들일지라도 자기 뱃속으로 10달 동안 고생해서 낳은 아들입니다. 엄마라면 아무리 아들이 못나도 내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의 언어로 표현해 볼까요? 엄연히 선거를 통해 2위 후보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누르고 당선된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당시 2위 후보도 이명박 대통령과 견주어 그다지 나아 보이지도 않았고요. 어차피 끌어내릴 근거도 없고 그리고 끌어 내려봐야 지금 상황에선 공주님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죠? 공주님이라고 이명박 대통령보다 국정을 제대로 끌어갈 수 있을까요?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 때 보니 엽기 그 자체의 상황인식과 역사인식을 갖고 계시던데.
머리도 나쁜 대다가 똥고집까지 있어서 방향을 바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외환 정책과 통일 정책은 180도의 방향 선회 이후 나름대로 제 방향은 잡았습니다.
물론 넘어야 될 산과 강이 구만 리지만, 이제 경우 5년 임기 중에 5개월입니다. 보수진영에도 현실 적응 시간은 줘야죠. 그 속도는 한없이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더욱 더 참아 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난 10년간 보수 언론과 한나라당의 선전 선동에 놀아난 엄청난 수의 국민들 말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공격했던 지난 10년간 개혁 정권이 실시했던 수많은 정책들이, 결국 보수 세력의 꽃 중의 꽃인 이명박 정부도 승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앞으로 5년 간 보면서, 우리 국민들 스스로 깨닫는 각성이 필요하겠죠.
앞으로 5년 동안 조중동의 실체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국민들에게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골수에 각인이 되는 과정이라면, 그리고 통일 문제를 포함한 국제 외교 관계가 미국에게 알랑방귀를 끼기만 한다고 마냥 저절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것만 깨달아도, 그리고 경제 정책이라는 게 감세와 재벌만 밀어 준다고 우리 집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인식하기만 해도, 그렇게 허송세월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모르죠. 보수 진영이라고 해서 모두 바보만 있는 건 아니니. 앞으로 남은 4년 반 동안 우리 국민들에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보수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정부가 된다면, 박수를 아끼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만……
(6) 엄마의 염려
국회 개원 연설에서 보여준 전향적인 대북 제의가 금강산 민간인 살해 사건에 묻혀 티도 나지 않는 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이 안타깝습니다. 이번 정부가 지지리 복도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한가지 염려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YS 때 생각이 나시는지요? 김일성과의 정상회담 발표 후 한층 고조되었던 대북 분위기가 갑작스런 김일성의 사망과 이후 조문 파동을 거치면서, 보수 언론과 여기에 휩쓸린 여론의 역풍에 이전까지 합리적이던 대북 정책이 졸지에 대북 강경기조로 후퇴한 기억 말이죠.
북한 문제에 평소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현재 북한이 보이고 있는 모습들이 예전에 보기 힘들던 그런 모습이라는 건 쉽게 알아차리실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해서, 본인이 국회 개원 연설에서 표명한 새로운 대북 입장을 신념을 가지고 밀고 나가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번도 제 글에 이런 말을 써 본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정말 마음이 간절해 지내요. 진짜 이 글 읽는 예수쟁이 분들은 한번씩 기도 부탁 드립니다. “우리 대통령에게 지혜의 영을 부어 주소서”라고 말입니다.
참~~~ 염려의 맘이 너무 간절하니 별 짓을 다 하는군요. -.-;;;
별 내용도 없는 글 읽으시느라 욕 보셨습니다. 한 주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다만 아직까지 품고 있는 야무진 착각 겸 기대는....
현재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참모들이나 보좌관들 수준이 정말 보수 던 아니던... 진영과 상관없이 영 엉망진창인데다가.. 이명박 대통령 본인이 주관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 잘 해서... 제 정신 박힌 참모들이 들어서면 오히려 보수의 껍질을 쓴 진보정책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심하시군요. 10년간 개혁정권의 정책이 결국에는 승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요? 10년간 보여준 것이나 생각하시죠. 요즘 미국 대선을 보면 레이건을 재평가한다고 하더군요. 그가 좋든 나쁘든 간에 미국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김대중과 그를 지지한 사람들도 그런 꿈을 꾸고 있겠군요. 50년간 반공이 지배한 대한민국을, 햇볕정책으로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하지만 그건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레이건 시대에는 소련 붕괴가 일어났지만, 김대중시대에는 북한이 바뀐게 없기 때문입니다.
햇볕정책이 지지를 받는 원인은 단지 북핵위기의 원인을 미국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북한이 내는 각종 사건사고의 영향을 줄이려고 북한을 편들며, 북한의 비위를 건들면 전쟁난다고 위협하는 선전선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것 뿐입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하였는가는 상관이 없이.
저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2002년 청문회에서 나온 북한에 돈 한푼도 준 적이 없다는 증언이 2003년에 바로 뒤집어지는 것을 말입니다. 김대중은 2003년에 대북송금을 통치행위라고 강변하였으나,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박지원을 시켜서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진실을 말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개혁정권 10년의 햇볕정책은 거짓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분명하게 상징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햇볕정책지지자는 대한민국 국민을 속일 수 있으나, 북한의 행동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국민이 북핵이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었어도, 북핵을 폐기시키지 못하였습니다.
국민이 북한이 NLL을 침범하는 것을 정당하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었어도, 북한이 NLL을 침범하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바뀐 것은 북한을 보는 국민의 시각이었지, 북한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6.25의 아픔을 겪은 사람, 반공정책의 성공을 몸으로 경험한 사람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당은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참패했습니다. 게다가 이명박의 지지율이 낮은 지금도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이 1위입니다. 변해야 할 것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이 햇볕정책을 포기할 때만이 그들은 대한민국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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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설령 박근혜가 잡더라도 시민의 힘으로 또라이 통치자를 퇴진시켰다는 역사적 의미가 작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후에는 누가 국정을 운영하더라도 국민을 지금보다 많이 두려워할테니까요.
이명박이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했거나, 고의적으로 나라를 망하게 하려는 상황도 아니고, 오히려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합법적으로 대통령이 된 만큼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기간 중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한이 무엇인지, 그에 따르는 책임이 무엇인지, 주인으로써 주권을 행사하기에 얼마나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면 오히려 역사의 큰 흐름에서 볼때 큰 배움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나라가 완전히 풍지박산 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 말이죠...
나름대로 님의 글을 요약해보면,
(1) 우리는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직선제를 채택했다.
(2) 이명박 정부의 실정은 탄핵할 정도가 아니다.
(3) 따라서 4년 반을 참는 것이 좋은 선례가 된다.
제게 물으신 (2)에 대한 저의 입장은 퇴진을 요구할 정도라고 답하겠습니다.
탄핵은 현재 현실성이 거의 없으니, 퇴진요구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 보여온 경제와 외교 실정 그리고 언론/인권 탄압의 행태를 보면
이명박이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할 경우, 대한민국의 앞날이 깜깜합니다.
그가 일으킨 문제가 결과나 실수의 차원이라면 다행이지만, 과정과 방향의 문제라 개선의 기대를 할 수 없네요.
제가 지지했던 노짱이 이러한 행태를 보였다 해도, 저는 퇴진을 요구했을 듯합니다.
그래서 님의 (3)과 달리, 그가 퇴진하는 편이 한국의 민주주의에 덜 위협이 되리라 판단합니다.
미국에서 닉슨의 사임이 미국 헌정사에 큰 장애물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1)과 관련된 대한 질문을 던지며 마치겠습니다.
한국이 의원내각제를 실시하고 있다면, Crete 님께서는 정권퇴진을 외치시겠습니까?
(1) 의원내각제라면, 정권퇴진을 요구할 것인가? --> 쩝.. 의원내각제라면 수상이 저 정도 삽질을 하면, 집권여당 내에서 알아서 수상을 다시 뽑을 겁니다.
(2) 현 정부의 실정이 퇴진을 요구할만 한가? --> 외환 문제를 포함한 경제 정책은 조금은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인권침해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언론탄압은 아주 아주 많이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나 경찰의 일반인 사찰이 시작된 점은 크나 큰 우려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을 좀 더 주며 정부 수뇌부와 경찰 및 검찰이 변화한 사회상에 적응할 기회를 줘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지켜온 대통령중심제의 전통은 지키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고요.
(1) 제 표현이 부족했나 봅니다. 저는 '수상교체'가 아닌 '정권퇴진'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즉, 윗대가리만 바꿀 것이 아니라, 국회를 해산하여 총선을 실시하여 권력을 심판/교체할 기회를 요구할 것인가를 뜻하고자 했습니다.
(2) 검찰과 경찰의 대다수는 계속해서 한국에서 일해온 사람들입니다. 변화한 사회상에 적응할 기회를 주자는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참여정부에서 이명박정부로 바뀐 뒤에 나타나는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더구나 국민들이 다시 돌아온 독재문화에 적응하고 있지 않는지 우려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나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