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경험 할 때 있습니다. 잔디밭 같은 곳에 돌다리처럼 돌로 발 딛을 곳이 마련되어 있어 그 부분만 딛으면서 걸어가야 하는 곳 이야기입니다. 물론 잔디밭을 밟아도 신발 버릴 일도 없을 뿐 아니라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잔디를 밟지 않고 돌다리 부분만을 이용하여 지나갑니다.

 

문제는 돌다리의 간격입니다. 그게 매 칸을 다 밟자니 보폭이 너무 작습니다. 그렇다고 한 칸씩 건너뛰자니 너무 멉니다. 할 수 없이 모든 칸을 다 밟고 갑니다. 사실 돌다리를 이용하지 않고 잔디밭으로 가는 사람들의 경우 보폭문제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성인들에게 불편한 그 간격이 조그만 아이들에게는 딱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런 간격으로 공사를 한 사람이 아이들 고려해서 그런 결정 내린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잔디밭이니까 성질 급하거나 불만이 많으면 그냥 잔디밭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개울 건너는 돌다리인 경우에는 그런 방법도 안 된다는 뜻이죠. 물론 신발이랑 바지 버릴 각오하면 못할 것도 없겠지만요.

 

돌다리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서 만드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혜택을 볼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결정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만드는 경우에는 타인을 고려할 하등의 이유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면 되니까요.

 

매사를 자신의 눈으로만 보고 자신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경우 유치원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계단도 높이를 성인 기준으로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한 불만 나오면 대답이야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애들이 다리 길이가 짧아서 자신의 훌륭한 계단을 몰라본다고.

 

이제는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돌다리를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서 정성껏 만들었는데, 그걸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수준 낮음을 원망한들 그 돌다리는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고마운 마음으로 즐겁게 이용하기를 바란다면 자신의 기준을 버리고 이용자들의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그걸 깨닫지 못한다면 그는 계속해서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작품들만 만들 것입니다.

 

물론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기에 작품의 훌륭함에 스스로 매료되는 것 이외에 다른 관심은 아예 처음부터 없었다면, 그는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라 할지라도 그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항이 또 있습니다. 그거 처음부터 예술작품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