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다락방 모임에서 들은 얘기들을 남겨 놓고 싶다.

지난 1년, 나에게는 참 쉽지 않은 한해였는데... 무슨 생각에선지 다락방장을 지원했다. 참 고마운 건 집사람이 선뜻 나의 제안을 받아들여 줬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겁도 없이(?) 다락방장이란 cell church 리더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음은 잘 섬기고 싶은데 주변 상황이 늘 마음을 흐트려놓기 일쑤였고 말씀 인도 준비도 제대로 했나 싶다. 정말 다락방 식구들에게 얼굴을 들기도 민망한 한해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일이면 새로운 다락방이 편성되고... 그 이전에 마지막으로 다락방 식구들과 지난 한해를 허심탄회하게 정리해 보려고 한자리에 모였다. 두런두런 아쉬웠던 심정들, 고마웠던 심정들을 나누는데....지난해 예쁜 딸아이를 낳은 자매 한사람이 조용히 입을 연다. 이 자매는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자매이다. LA에서도 미국교회를 남편과 다녔고 이곳에서도 내가 다니는 교회에 오기전에 1년 가까이 미국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자기가 이렇게 한국식 교회에 정착하게 될 줄은 꿈도 꿔보지 않았단다. 그런데 다락방을 하면서 연대감을 느꼈고 아기를 갖고 또 낳은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펑펑 운다. (뭐하나 해준 것도 없는데...-.-;;)

사실 이 얘기를 꺼내면 다락방장으로서 잘 챙겨준 티를 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더 많이 기도해 줘야했는데... 한번이라도 더 전화해 주고 관심도 더 가졌어야 했는데... 해 준거라곤 미역국 챙겨 배달하고 병문안가고...기도제목 받아 정기적으로 기도해 준 것 밖에는 없었다.

또 다른 자매가 입을 연다. 우리 부부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 사이가 좋아보여서... 이 다락방에 조인하면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해서 왔단다. 남편과도 그런 얘기를 했단다... 사실은 서로 학대당한다고 시도때도 없이 투덜대는 부부인데...

작년 이맘때 새로 다락방장이 되었을 때, 다락방 멤버들의 대다수가 영어가 편한 식구들이었다. 짧은 영어로 인도하기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붕 떠서 참 많이 힘들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상태가 바뀐 건 하나도 없지만, 한결 만남이 편안하다.

함께 기도해 주고 걱정해 주고... 부족한 가운데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가운데... 어디 한군데 의지할 친척 하나 없는 미국에서 우리는 그렇게 식구가 되어갔나 보다. 앞으로 내일이면 새로운 다락방 멤버가 조인을 할테고 .. 또 세월이 더 흐르면 헤어지는 식구들도 생길 거다. 그래도 우린 지난 한해의 추억이 너무나 소중하게 남은 춤추는 예수 다락방 식구들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말씀으로 끈을 삼아 곱게 서로를 연결해준 식구들 말이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지금 이 순간 기억에 남은 색이 바랠 것 같아서... 꼭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남겨 놓고 싶었다.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우리 다락방 식구들을 사랑합니다. 내겐 너무나 소중한 당신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