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교회에서 배운 것이 모두 사회에 나가 그대로 적용되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마태복음서 5:13 ~ 16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짠맛을 내겠느냐? 그러면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리니,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동네는 숨길 수 없다.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됫박 아래에 두지 않고, 등경 위에 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서프를 눈팅하다 댓글로 올라온 내용 중에 거래처 사장님과의 대화가 담긴 글이 눈에 띄더군요. 이 거래처 사장님은 예수쟁이입니다. 일요일에 하루 종일 교회에서 봉사를 해야 된다는 대목은 그러려니 했는데, 이명박 당선자를 추켜세우기 위해, 요즘 그 정도의 흠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이명박 당선자를 두둔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흠~~
전 한국에 있을 때, 단순히 기독교를 안 믿는 정도가 아니라, 기독교에 아주 강한 반감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죠. 미국에 와서 소위 ‘성경 공부’라는 걸 통해 조금씩 기독교에 대해 알아 나가면서, 기존에 제가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던 기복 신앙적인 종교가 아닌, 실천과 바른 삶, 그리고 주변과 조화를 강조하는 종교라는 걸 깨닫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현상적으로 보여지는 한기총 목사님들의 모습이 그런 기독교의 실체에 먹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구들 재워놓고 한밤중에 조용히 읽는 성경에서 저는 많은 놀라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가지가 마태복음서 5장 13~16절에 있는 그 유명한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말씀입니다.
이 글을 쓰려고 맨 위에 인용해 놓았는데, 막상 인용해 놓고 다시 읽어 보니, 정말 고개를 들 수가 없군요.
마태복음의 이 부분은 마태복음의 저자인 마태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모은 다섯 개의 대’강화’(discourses)중에 첫 번째인 ‘산상수훈’ 의 일부분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산상수훈은 그 당시 예수님을 따르던 무리(crowds)에게 하시는 말씀이 아니고 제자들에게 한정해서 전해주시는 메시지이죠. 제가 오늘 인용한 13절부터 16절까지는 예수를 자신의 주인으로 삼겠다고 결심한 예수쟁이들이 세상에 나아가 보여야 할 제자도에 대한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세상 살면서 특히나 예수쟁이가 된 후, 자잘한 세상적 이해관계에서 양심을 거스를뻔한 결정의 순간에서 저를 많이 되돌려 놓은 성경구절이기도 합니다.
제가 늘 열독하고 있는 밤택시 6년차 nightowl님의 글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이 ‘천사를 만나다!’ ☜편입니다. 제가 nightowl님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유혹과 갈등의 순간을 솔직하게 글로 옮겨 주시기 때문입니다. 이 ‘천사를 만나다’ 편에 아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어머니의 모습이 나옵니다. nightowl님이 순간적으로 지나쳤지만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10여분의 순간에 일어난 nightowl님의 심정이 담겨있는 글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실수의 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실수를 깨닫고 바로 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높이 사신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예수님께서 자신의 제자들에게 요구하고 계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로 점철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래도 실수를 깨닫는 순간 과감히 발길을 돌리는 용기가 필요하죠. 특히나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말이죠.
제 개인적인 이야기 한가지 말씀 드리죠. 미국 와서 산지 벌써 11년이 다 되어갑니다. 위에 예로 들은 세상의 소금과 빛을 정말 많이 만난 것 같습니다. 집사람이 운전 중에 펑크가 나거나 아니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늘 생면부지의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남자 운전자들의 경우 정말 자신의 바쁜 시간을 할애해서 타이어도 갈아주는 건 물론이고, 여자 운전자들도 집사람 차 옆에 차를 대놓고 경찰이 오기 전까지 함께 있어주며, 위로도 해주고…… 막상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상황이 종료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리고 도움을 준 생면부지의 그 미국인들은 응당 자신이 해야 될 일을 했다는 식으로 밝게 웃고, 악수 한번 하고는 바로 자리를 뜨고는 했습니다.
사실 저런 도움을 2-3번 정도 받게 되면, 이기적인 가치관이 바닥부터 흔들리게 되죠.
저 역시 이런 일을 몇 차례 경험하고는 길가에 펑크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는 운전자들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를 못하게 되더군요.
아마 이런 모습이 예수님께서 자신의 제자들에게 당부하시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제 위장 전입, 위장 취업, 선거법 위반, 증인 해외 도피 교사, 탈세 등등.. 참 민망한 세상적인 범죄를 지은 양반이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 양반이 예수쟁이입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대형 교회 중에 하나인 소망교회의 장로입니다.
지난 1월 10일 아침 7시에 한국기독실업인회 신년하례식이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렸고 거기에 이명박 당선자가 참석했습니다. 모두 이명박 당선자를 축하하기 바쁩니다. 기독교 지도자들 모두 경계의 목소리나 우려의 목소리는 보거나 들을 수가 없네요.
오늘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목사님의 목양편지를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뭐.. 거의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범생 출신 대통령을 얻은 나라’라는 제목이죠. 내용 중에 결론부분의 한 문단을 인용해 볼까 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숙해 가면서 학교의 모범생이 사회에서 성공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친 이상이 사회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면 학교에서 배운 이상을 포기하고 사회의 법칙을 새로 배워야 하는 나라가 되면 안 됩니다. 학교에서 틀린 것으로 배운 것은 사회에서도 틀린 것이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옳은 것이라고 배운 것은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을 쓰신 목사님은 미국 내에서 정말이지 사회적인 활동의 폭이 넓으신 분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기도하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같이 사역해 보고 싶은 분이기도 하죠. 한국에서 일어나는 세세한 뉴스 내용을 빼 놓을 분도 아니고요.
이 목사님의 목양 편지처럼 학교에서 배운 것이나 교회에서 배운 것이 모두 사회에 나가 그대로 적용되는 우리나라가 되기를 저 역시 소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이명박씨의 대통령 당선이 정말 마음 아픕니다. 예수쟁이들의 착한 행실을 사람들이 보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수준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
세상의 조롱거리나 되지 않으면 좋으련만…… 예수쟁이들이 이명박씨 두둔할 때라기 보다는 예수님의 제자도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추신: 명색이 예수쟁이인데, 정작 예수에 대한 글은 2편 정도나 될까 싶네요. 대선이 끝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증에 아직도 고생 중입니다. 빨리 회복되면 좋겠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