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예수쟁이로서 이명박 대통령 겸 장로의 모습은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줍니다.

예전에 서울시 봉헌 발언부터 시작해서 대통령으로 집권한 이후에는 아예 각종 국가 정보망에서 사찰 정보를 삭제하고 조계종 총무원 원장의 자동차를 검문 검색하는 등 지나치게 종교 편향적인 면을 보이고 있죠.

단순히 기독교 신자와 불교 신자 사이의 기 싸움 얘기가 아닙니다.

과연 다양성을 존중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와 국가를 어떻게 나누어 볼 것이냐 하는 점을 좀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어제 San Antonio Express라는 신문에 파커(Kathleen Parker)라는 칼럼니스트가 이런 칼럼을 썼죠.

『제퍼슨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종교를 대선 유세에서 걷어치우란 말이야.』

이 칼럼은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이자 새들백 교회(Saddleback Church)의 담임목사인 릭 워렌 목사(Pastor Rick Warren)가 자신의 교회에 두 대선 주자를 불러 모아 예수에 대한 자신들의 신앙 고백을 하도록 한 행위가 아메리카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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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말씀 드리면 이 새들백 교회 포럼에서 오바마는 “예수는 나의 죄를 대신하여 죽었고 나는 그를 통해 구속(救贖)되었다.”라고 했고, 맥케인은 “구원받았고 죄 사함을 받았다고 느낀다.”라는 신앙고백을 하죠.

즉 이 발언이 실제로 두 정치인들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의지가 있다는 걸 대중들 앞에 보인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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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파커씨가 제목에 인용한 제퍼슨을 보죠.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에 한 사람으로 미국에서 워싱턴과 함께 건국의 아버지로 엄청난 존경을 받는 분입니다. 미국 제 3대 대통령을 역임했고 미국 독립선언문의 주요 저자 중에 한 사람이죠. 미국 지폐 중에 2 달러짜리에 얼굴이 나와있을 정도죠.

이 제퍼슨은 미국 건국 과정에서 종교의 자유를 역설합니다. 1781년에 쓴 글을 보시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The legitimate powers of government extend to such acts only as are injurious to others. But it does me no injury for my neighbor to say that there are twenty gods, or no God. It neither picks my pocket nor breaks my leg.”

번역을 해 보자면, “정부의 합법적 권한은 타인에게 손상을 주는 행위에만 적용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 이웃이 세상에는 20 종류 이상의 신들이 있거나 아니면 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이것에 내게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 금전적인 손해를 끼치지도 않고 육체적인 피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파커씨는 이 제퍼슨의 발언을 인용하며, 만약 제퍼슨이 환생을 해서 새들백 교회 포럼에서 저런 종교의 자유에 대한 발언을 했다면 과연 대통령 당선이 가능했을까 하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죠.

물론 랙워렌 목사도 바보는 아니어서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자신을 보호합니다. 즉

 “We believe in the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 We don’t believe in the separation of faith and politics. Faith is just a worldview. It’s important to know what they are.”

우리는 교회와 국가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수긍을 합니다. 하지만 믿음과 정치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점은 수긍을 할 수가 없습니다. 믿음이란 일종의 세계관이죠. 대선 주자들의 세계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한 말이지만, 현대처럼 세속의 법률이 지배하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기독교의 규약에 근거해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규정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않고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보호받는다는 입장에서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형식은 자유 토론 형식이었지만, 결국 미국 사회에서 대중들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대선주자들에게 위와 같은 포럼자체가 심문일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제 다시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정책으로 돌아와 보죠.

대통령이 신실한 종교인이라는 점이 나쁠 까닭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종교가 소중한 만큼 다원주의 세계인 현대 사회에서 타인의 종교와 신념도 소중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겨우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 것뿐인데, 예수쟁이인 저의 눈에도 지독하게 기독교 편향적인 정책들이 반대와 항의를 무릅 쓰고 지속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강행되고 있는 점에 대해 크나 큰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은 제도나 권력, 금전적이고 사회적인 억압으로 타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인류 역사는 이미 중세를 통해서 그런 식의 종교적 강압이 어떤 부작용과 폐단을 낳았는지 차고 넘치도록 많은 교훈을 남겨 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타인의 종교를 모욕하고 기독교를 강요하는 처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독교인과 기독교 자체를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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