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연구 7탄 (최종병기 그놈 1편)
“방사능에 의한 대기 이온화 방식을 통한 이온 폭탄”
등록일 2006-10-24
1. 개인적인 감상
| |
일본의 만화 작가인 다카하시 신 (高橋しん) 의 인기 만화 중에 “최종병기 그녀 (最終兵器彼女)”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참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에 반전(反戰) 메시지도 담겨 있고, 청소년기의 성장통에 대한 추억도 되새길 수 있었고. 단순히 한두 마디로 정의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정말 좋은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주제곡인 The Last Love Song On This Little Planet의 가슴을 후비는 처연한 음조도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고요.
결말에는 핵전쟁에 의한 지구 종말도 나오니 이번 저의 글과 영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작은 전투에서 시작된 전쟁이 궁극적으로 전 인류를 집어 삼키는 핵전쟁으로 결말이 지어지니.
주
인공인 치세는 일본의 한 시골 마을의 수줍음 많은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배경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미국과의 전쟁 통에
자위대에 의해 최종 병기로 개조 당하죠. 이렇게 개조된 그녀는 점차로 진화되어 갑니다. 인간적인 요소는 점차로 옅어가고 더욱 더
강력한 전쟁 기계가 되어 가죠. 궁극적으로는 천하무적의 병기가 되고 맙니다. 마을 하나나 도시하나 정도는 하룻밤에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만들 수 있는..
오늘 [먼곳에서]님께서 올려 주신 북한의 각종 비밀 병기에 대한 글을 쓰려고 자판을
두드리다 보니 갑자기 이 만화가 생각이 나지 뭡니까. 아마도 [먼곳에서]님이 묘사해 주신 북한의 수많은 [가스]와 [이온] 비밀
병기가 제게는 최종병기 그녀에 나오는 치세를 떠오르게 했나 봅니다.
[먼곳에서]님의 글에는 북한군이 보유한 수많은 비밀 병기들이 나옵니다. 거의 “최종병기 그녀”에 필적하는 [최종 병기]급들이죠. 제트 기류를 타고 온 세계를 핵으로 오염 시킬 “코발트 폭탄”, 미군의 모든 통신 장비와 각종 첨단 장비들을 일순간에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라듐 226 분말 폭탄”, 그 외에 현존 최강의 M1A1 전차의 기동을 일순간에 정지 시키는 ”특수한 화학 먼지 구름”… 등등…
지금처럼 절박한 북한의 군사적 입지에서 보면 정말이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꼭 보유하고 싶은 병기 목록들입니다.
앞
으로 천천히, 하지만 결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장님께서는 저와 [먼곳에서]님의 토론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이런 것은 토론이 아닙니다. 그냥 판타지 소설이나 공상 과학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에 대한 과학적 설명일 뿐이죠.
오늘은 “방사능에 의한 대기 이온화 방식을 통한 이온 폭탄”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어
차피 과학적인 이야기를 아무리 풀어 써 놓아 보아야 이과 쪽 분들 중에서도 물리나 화학 쪽 지식이 남아 있는 분들 이외에는 졸린
얘기죠. 그래서 주로 문과 쪽 분들을 중심으로 그리고 연령층이 대략 30-50대쯤인 분들이 이해하기 좋도록 풀어 놓아
드리겠습니다.
2. [먼곳에서]님의 주장
우선 해외에 거주하시고 자연과학을 전공하신다고 본인을 소개하신 [먼곳에서]님께서 올려 주신 내용을 잠깐 보시겠습니다.
실
례로 라디움 226분말을 공기 중에 뿌리면 그의 강력한 알파붕괴로부터 나오는 헬리움이온이 순간적으로 해당구역의 대기를
이온화시키면서 성층권의 이온층처럼 전파반사재 노릇을 하게합니다. 이 원리 역시 방사물리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리해할 수
있는 간단한 상식입니다. 실제로는 분말캡슐화를 비롯해서 일련의 추가적인 기술들이 투입되어야 합니다.……(중략)…..직진성이 강한
마이크로파 통신에 치명적… (후략)
여기서 라디움 이라고 표기하신 건 라듐 (Radium) 을
뜻합니다. 전 어려서 집에 있던 계몽사의 소년소녀 위인전집에서 퀴리 부인의 전기를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이 퀴리 부인과 그
남편이 발견한 방사능 물질이 바로 이 라듐 226 이고 강력한 방사능 성질을 갖는 놈이기도 합니다.
자 [최종병기]중에 하나인 이온 폭탄의 문제점들을 짚어 보기 전에 대충 이런 폭탄의 작동 상황을 한번 머리에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30-40대 분이라면 대학생 시절 교문 앞에서 흔히 있었던 투석과 최루탄이 빗발치는 상황을 떠 올리시면 됩니다.
최
루탄 투척기에서 발사된 최루탄이 대략 지상 5-10 미터 상공에서 터지면 최루 분말이 주변에 흩어지죠. 물론 미세한 분말 형태라
바람에 날리는 가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분말이고 결국 다음날 등교길에 보시면 교문 앞 바닥에 최루 가스가 떨어져 쌓여 있는 걸
흔히들 보셨을 겁니다.
마치 허공에 흩날리는 최루탄 분말처럼 라듐 226을 분말캡슐화 하여 허공에 뿌리면 이 라듐 226에서 나오는 헬륨이온이 주변 공기 분자를 이온화 하여 성층권의 이온층처럼 전파반사재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그럴듯하지 않나요? 실제로 라듐 226은 [먼곳에서]님이 적어 주셨듯이 알파붕괴를 거쳐 헬륨이온 (알파 입자) 을 방출하는 것도 사실이고 대기권에는 전파 반사 역할을 하는 층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니.
하지만 여기까지 입니다.
본격적인 과학 공부 시간입니다.
3. 과학적 반박문
(1) 라듐의 독성
라듐 226은 우라늄 235보다 대략 1만 배 이상의 방사능(radioactivity)을 갖습니다. 거기다가 반감기가 장장 1600년입니다.
반감기가 1600년이라는 게 감이 안 오시죠?
라듐이 갖는 방사능이 1% 줄어드는데 25년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거의 반영구적이라고 보셔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참
고로 일반적인 분자생물학 연구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인 32 (32P) 의 경우 반감기가 14일 정도 입니다. 그냥 내버려둬도
14일 지나면 방사능이 50% 가 감소한다는 얘기죠. 깡통에 넣어두고 몇 달 정도만 지나도 방사능자체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방사능 물질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라듐의 경우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죠. 한번 라듐에 오염된 지역은 적어도 천 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여전히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으로 남습니다. 게다가 우라늄보다 1만 배나 강한 방사능을 갖고서.
더군다나 [먼곳에서]님이 알려주신 대로 라듐 226은 알파붕괴후 라돈 222 라는 엽기적인 방사능 물질로 바뀝니다. 아주 미세한 분말 형태로 바뀌는 이 라돈 222는 미국 내 폐암 발생의 두 번째 원인일 정도의 독성을 갖습니다.
일단 오염이 됐다 싶으면 그냥 영원히 버리는 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런 라듐을 분말캡슐화해 두었다가 적의 마이크로파통신을 교란할 목적으로 전투지역에 뿌리는 것이라면 만화 영화의 소재조차 될 수가 없습니다. 이건 자해공갈단도 아니고 두뇌가 아예 없는 자살공갈단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이런 소리는 “판타지 소설”에 조차 나올 수 없는 개소리입니다.
(2) 대기 이온화와 전파반사재
[먼곳에서]님은 라듐의 알파붕괴시 발생하는 헬륨이온에 의해서 주변 공기가 이온화 되고 결국 이런 이온화 된 공기가 성층권의 이온층처럼 전파반사재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것참,… 일단 지구 대기권에 대한 자료부터 보시죠.
|
보시다시피 전파를 반사하는 전리층은 90-400 Km 상공에 존재하죠.
전리층 중에서 10MHz 이하의 전파를 반사하는 E층이 가장 아래 존재하고 공중파 방송에 중요한 F층은 고도 120 Km 에서
400 Km 사이에 위치하죠. [먼곳에서]님이 말씀하시는 성층권의 이온층(?) 이란 것이 어디 있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단 [먼곳에서]님이 주장하시는 성층권의 이온층 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대략 [먼곳에서]님의 글에 대해서는 무시 모드로 전환이 됩니다.
두
번째로 전파반사재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전리층이 전파 반사능력을 갖는 것은 산소원자가 각종 태양광선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온화되기 때문입니다. 즉 위에 말씀드린 F층의 경우 초단파장의 자외선이 끝임 없이 산소원자를 이온화시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한번 라듐의 알파 붕괴에 의한 헬륨이온으로 꾸준히 지속이 될 성질이 아니란 겁니다.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드리죠.
전파를 반사하는 전리층에서 E층과 F 층은 각각 대략 cm3
당 10만~100만개 정도의 전자 밀도를 갖습니다. 이 정도 밀도를 가져야 중파 나 단파 정도를 반사해 낼 수 있는 겁니다. 이
정도 밀도를 갖기 위해서는 소위 라듐 226을 반경 수백 미터 정도 커버되게 뿌려서 될 일이 아닙니다. 막말로 군단 섹터를
커버할 만큼 뿌려대려면 이건 더 이상 무선 통신을 교란할 목적이 아닌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화학무기가 되는 것이죠.
이러니 [먼곳에서]님의 주장대로 일정 지역 상공에 이온층을 형성하려고 분말 라듐 폭탄을 사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이야기인지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허허허허….
오늘은 이 정도로 하죠.
(3) 과학적 원리의 보편타당성
[먼곳에서]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도 남겨 주셨습니다.
세상에는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인만 문명인인 것도 아닙니다.
저도 [먼곳에서]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라듐의 독성이 국경을 넘는다고 어디 가지 않습니다. 전파를 반사하는 전리층도 어느 나라 하늘이라고 달라지지 않고요.
적어도 자연과학 분야에서 국경과 국가에 따라 달라지는 원리는 없습니다. 한 국가에서 사이비 이론이면 다른 국가에서도 사이비 이론입니다.
4. 노짱방에만 계시는 서프앙님들께 드리는 말씀
[먼곳에서]님의 글과 상관없이 노짱방을 주로 방문하시는 서프앙님들께 부탁 말씀드립니다.
[먼곳에서]님의 글은 한때 대문추천 24, 점수 540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이게 한나라당이 고용한 알바들의 역공작이 되었건 아니면 국제방을 출입하는 서프앙들의 취향이 되었건... 현실로 드러나 결과입니다.
제
게 가용한 시간과 열정을 충분히 사용해서 유익한 글들을 보다 많이 국제방에 올렸는지, 지식인의 사명이 이렇게 무거운 것인데...
제가 한가하게 딴 짓하고 있던 순간에도 알바들과 북빠들은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이 정신을 갉아 먹고 있는데...
다시 한번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
지만 저 혼자서는 너무 벅찹니다.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건전한 상식이 살아 계신 많은 분들께서 동참해 주세요. 현재
국제방은 서프의 정신을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국제방을 방문하셔서 서너 개의 글에만이라도 점수로
의사 표현을 부탁드립니다.
힘듭니다.
ⓒ Cre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