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연구 (서울 불바다 편)
군사력 증강만이 안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닙니다.

등록일 2006-11-22

(1) 북미간 최근 정세 분석의 핵심
(2) 전쟁 불사론과 서울 불바다론
(3) 곡산포
(4) 방사포
(5) 런던 폭격
(6) 베를린 폭격
(7) 결론


(1) 북미간 최근 정세 분석의 핵심


국제방에서 요즘 미국이 북한에 제안한 한국전 종료 선언에 관한 말들이 많은데 저는 지금은 숨을 고를 시기라고 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난번에 “미국 의회 보고서를 통한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 분석” 이란 글에서 이번 달 말경에 부시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대북 정책 조정관을 임명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렸었죠?

이 대북 정책 조정관에 적어도 상당한 중량급의 인사, 가령 전직 대통령이나 부통령, 적어도 전직 국무부 장관 레벨의 고위급 인사를 지명한다면 부시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판단의 근거로 삼아도 될 겁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국무부의 차관이나 차관보 수준의 인물을 임명한다면 부시가 아직도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남은 2년을 허송세월 할 작정이라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겁니다. 비밀의 홍순명님께서 이 부분은 아주 잘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한번 직접 클릭하셔서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대북정책 조정관에 대해”

홍순명님의 판단처럼 아버지 부시 정도의 인물을 대북 정책 조정관에 임명한다면 이는 북한과 남한 그리고 주변 관련국들에게 아주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될 것입니다. 즉 진지한 대화를 원한다는.

따라서 지금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상상에 근거한 분석 글을 올리며 일희일비 하는 것 보다 이번 달 말에 있을 대북 정책 조정관에 누가 임명이 될지를 보고 나면, 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시각 변화의 강도를 짐작해 보실 수 있으며 따라서 6자 회담의 운명과 앞으로 2년간의 한반도의 정세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물론 최근 워싱턴의 분위기는 긍정적인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결정적인 판단은 대북 정책 조정관의 얼굴을 본 뒤 내리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북미간에 최근에 벌어지는 외교전 보다는 현재 남북간에 중요한 문제인 군사적 균형과 관련된 2가지의 글을 준비해 보겠습니다.

(2) 전쟁 불사론과 서울 불바다론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프 국제방의 북빠들이나 비밀의 일부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나 북한의 전력을 과장하고 우리의 실력을 평가절하하는 면에서는 초록이 동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건전한 상식의 개혁진영은 이제 두 마리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 피곤한 지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북한군 연구 (포병전력 편)에서 수도 서울을 겨냥한 북한군의 포병 전력이 생각보다 미약하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습니다. 시간당 수만 발은 고사하고 수천 발도 보장하기 어려운 판이라고.

그나마 수백 발이 되었건 수천 발이 되었건 북한군이 날릴 수 있는 포탄의 위력을 한번 같이 둘러보고자 합니다. 추가로 이차세계대전 기간 중 런던과 베를린 시민들이 보여준 엄청난 항공 폭격 속에서의 항전의지도 함께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글을 준비하는 이유는 과연 서울에 북한군의 폭탄이 몇 발 떨어지기만 하면 극우나 친북 인사들의 주장처럼 서울 시민을 포함한 우리 일반 국민들은 모두 패닉 상태가 되어서 제대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게 되는지 한번 점검해 보시라는 의도입니다. 그럼…

전직 국방장관을 비롯한 전직 장성들 중에서 북한군의 장사정포의 위력을 과장하며 하는 말 중에 꼭 나오는 말들이 서울이 불바다가 된다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럼 서울이 불바다가 될지 물바다가 될지 한번 보시죠.

(3) 곡산포

북한군 포병 전력 중에서 수도 서울을 일부분이라도 타격할 수 있는 놈들은 예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170mm 곡산포와 240mm 방사포 두 종류입니다. 우선 곡산포부터 보시겠습니다.

곡산포는 구경이 170mm나 되지만 사거리를 늘리는데 모든 기술적 요소를 집중했기 때문에 실제 탄두의 위력은 생각보다 크지가 않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특별한 기술적 개선이나 개량 없이 사거리를 늘리는데 모든 노력을 쏟은 나머지 포병 전력으로써 중요한 나머지 요소들을 모두 희생했다는 말입니다. 즉 포병 전력의 경우 분당 발사 수, 정확성, 탄두 위력, 사거리 등이 모두 중요한 요소인데 사거리 하나만을 늘리기 위해, 분당 발사수도 2-3분에 한발이 고작이고 (우리의 K-9 자주포는 분당 지속 가능한 발사수가 6발로써 세계 일급 수준입니다) 탄두의 위력도 기본적으로 포탄을 날리는 장약은 엄청난 반면에 발사되는 탄두의 크기도 심하게 작고 더불어 사거리를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한 꼼수로 로켓 추진탄 (RAP 탄)을 쓰면 포탄의 위력은 더욱더 약화 될 수밖에 없죠. 정밀 타격은 원래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여서 아예 전략 무기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_^)

그럼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이겠습니다. 한국군과 미국군이 사용하는 155 mm 포에서 가장 일반적인 M107 탄을 보시죠.

이놈은 중량이 43.2 Kg 이지만 실제 탄두의 폭약은 TNT를 쓰던지 콤포지션 B를 쓰던지 대략 6.6-7.0 Kg 정도 밖에 안됩니다. 물론 이정도 폭약은 내부에 있는 1950개의 파편을 주변에 날려 인마살상 효과를 극대화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죠.

보통 미군과 나토군이 사용하는 175 mm 탄의 경우 중량이 66.6 Kg 정도 됩니다. 반면에 바르샤바 조약군의 경우 사정거리를 강조하는 경우 이보다는 전반적으로 탄의 중량이 많이 떨어집니다. 가령 구소련군이 운용하던 2s7 파이온 8인치 (203 mm) 자주포의 경우 구경은 엄청난데 비해서 사거리를 37.5 Km까지 늘리기 위해 실제 사용하는 탄의 중량은 겨우 미군의 155 mm 탄과 거의 비슷한 43 Kg 정도 밖에 안되죠.

따라서 로켓 추진탄 (RAP) 이 아닌 통상탄의 경우 곡산포가 발사하는 탄두의 실제 폭약량은 비슷한 중량의 나토군의 155 mm 탄과 비슷하나 약간 적은 7 Kg 이하라고 판단하는 것이 정확할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곡산포라 하더라도 통산탄의 경우 최대 사정거리가 40 Km를 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놈의 경우 일단 서울을 타격할 수 없는 놈으로 판단의 근거에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곡산포가 운영하는 탄 중에서 서울까지 날라 올 수 있다는 (최대 사정거리 53.4 Km) 로켓 추진탄 (RAP) 을 보죠. 일반적으로 로켓 추진탄의 경우 탄 내부에 폭약이 차지할 부분을 로켓 추진체가 일정 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 중량의 탄보다 위력이 작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서울을 타격할 수 있는 곡산포의 위력은 국군의 155 mm 포탄보다 위력이 한참 떨어진다고 보시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더군다나 곡산포의 경우 또 다른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죠. 이놈의 생김새부터 한번 보시죠.


아무리 북한이 최고라고 주리장창 칭송하는 서프 국제방의 북빠분들도 첫눈에 생김새가 꽤나 불균형 하다는 느낌을 지우실 수 없을 겁니다.

또 다른 사진을 하나 보시죠.


곡산포의 경우 비록 자주포라고 하지만 포의 뒷면에 대형의 스페이드가 2개 장착되어 있습니다. 워낙 탄을 멀리 보내는 게 주 목적이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양의 장약을 넣어 발사하는 관계로 발사 시 포의 후면으로의 반동이 장난이 아닙니다.

실제로 북한군의 홍보 비디오를 직접 시청한 분의 말씀에 따르면 소위 머즐킥 (총이나 대포의 발사 시 반동으로 총구나 포구가 위로 들리는 현상)이 장난이 아니어서 차체 후미의 현수장치가 30 센티미터 이상 가라앉고 자주포 앞부분이 1 미터 정도 허공에 뜬다고 하더군요.

이런 가분수 형상의 비상식적인 디자인 덕분에 곡산포는 실제 전장에서 5분당 겨우 한발 내지 두발 정도의 포탄만을 발사 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우리의 K-9 자주포의 경우 분당 6발 정도의 발사가 가능하니 실제 전장에서 비록 포병 전력이 열세인 것처럼 보여도 막상 적군의 머리 위에 쏘아 올릴 수 있는 포탄의 수는 우리군이 월등히 우세합니다.

아무튼 수도권을 위협할 수 있는 곡산포는 현재 군의 발표에 따르면 100문 정도라고 합니다. (러포드 전 한미 연합군 사령관 발언 참조)

그러니 개전 초 아무런 제한 없이 맘 놓고(?) 발사 가능한 곡산포에 의한 포탄 수는 5분당 2발로 계산을 해 주어도 시간당 2400발이 최대한이죠. 하지만 K-9의 경우에도 대포병 사격을 회피하기 위해 초반 급속 사격 3발 (30초 내) 발사 후 즉시 위치를 이탈합니다. 그런데 곡산포의 경우 진지 이탈 후 이미 구축되어 있는 새로운 포대로 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차체 후면의 대형 스페이드를 포병들이 일일이 손으로 때려 박아야 하고 근본적으로 K-9에서 볼 수 있는 급속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장소에서 3발 이상의 발사는 곧 자살 행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실제 수도권을 행해 발사 가능한 포탄 수는 개전 초 시간당 1500발도 안될 겁니다. 이 1500발 포탄 중에 탄두의 폭약량을 계산하면 로켓 추진탄 (RAP)을 기준으로 5 Kg X 1500 발 = 7500 Kg. 즉 7.5톤에 불과합니다. 이와 같은 시간당 7.5톤의 투발 능력도 우리군의 대포병 전력에 타격을 입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히 감소될 것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과 몇 시간 못 버틸 걸로 봅니다.

(4) 방사포

그럼 다음으로 북한군의 무시무시한(?) 방사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40 mm 방사포는 크게 세 가지 형이 있는데 M-1985와 M-1989형의 경우 최대사거리가 40 Km 정도이니 일단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사정거리가 60 Km인 M-1991형을 보시겠습니다. 이놈은 한번 발사에 22발의 로켓탄을 날릴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군의 방사포에 대한 자세한 제원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지만 비슷한 사양의 구소련군의 220 mm 방사포를 기준으로 판단해 보겠습니다.

우라간(허리케인)이라고 알려진 BM-27이 북한의 240 mm 방사포와 가장 근접한 사양을 가진 놈입니다. BM-27의 경우 각각의 로켓의 중량은 280 Kg 정도 이지만 실제 탄두 중량은 90-100 Kg 정도이고 최대 사정거리는 35 Km 정도 입니다. 16연장의 BM-27과는 달리 북한의 M-1991의 경우 22연장입니다. 북한군의 M-1991 장사정포의 경우 구경은 더 크지만 사거리 연장을 위해 탄두의 위력을 줄였을 것으로 판단해 보면 아마도 실제 탄두의 위력은 구소련군의 BM-27과 비슷한 90-100 Kg 정도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런데 북한군의 이 방사포는 재장전 시간이 엽기적입니다. 재장전에 꼬박 20분이 걸리니 한번 발사 후에 진지 이동하고 발사준비 겸 재장전하고 또 발사하고 다시 이동을 위해 준비를 하자면 대략 1시간에 두 번 발사하면 선방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150-200 문의 방사포가 서울을 시간당 타격할 수 있는 위력을 계산해 보죠. 최대한 북한에게 유리하게 계산해서 모든 방사포가 M-1991형이라고 치고, 200문으로 잡고 각 탄두의 위력도 100 Kg으로 잡았습니다.

200 문 X 22 연장 X 100 Kg/탄두 X 2 회 발사/시간 = 880,000 Kg = 880톤

즉 시간당 서울에 880톤의 탄두를 투사할 수 있습니다. 곡산포에 의한 7.5톤의 투발 능력까지 합친다 하더라도 장사정포에 의한 타격 가능 물량은 시간당 넉넉잡아도 900톤을 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장사정포에 의한 포격은 우리군의 대포병 전력에 의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속히 녹아 버릴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로 북한군의 장사정포 진지들은 모두 우리군의 일반 야포의 사정권 안에 있으며 개전과 동시에 적어도 우리군의 일차적인 경계 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되며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무력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프로그 미사일 (탄두 중량 550 Kg X 24발)과 스커드 미사일 (탄두 중량 985 Kg X 600발)을 전부 포함해서 북한군이 서울에 투발 할 수 있는 총 폭탄의 양은 북한군이 자신들이 보유한 모든 지대지 미사일을 남한 내 다른 대도시나 군사시설에 사용하지 않고 모두 서울 타격에 투자한다고 해도 1,500톤에서 많아 봐야 5,000톤을 넘기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제 계산은 북한군에게 지독할 정도로 유리하게 계산을 해 준 것입니다. 소위 북빠나 극우 밀매들의 군소리를 없애기 위해서 말입니다. 가령 북한군의 스커드의 경우 미사일 숫자는 600기 정도로 추산하지만 실제 이 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는 2006년 7월자 유용원 군사전문 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겨우 36대 정도랍니다. 그리고 이 이동식 발사대에서 한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대략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라고 하더군요. 다른 장사정포와 마찬가지로 이 이동식 발사대도 우리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부지런히 위치를 바꿔가며 발사를 해야 할 텐데 600발을 다 발사하려면 꽤나 발품을 팔아야 할 겁니다. 그러니 스커드로 투발 가능한 600톤의 폭탄도 실제 상황에서는 에누리가 꽤나 심할 겁니다. 즉 36대의 이동식 발사대에서 한미 연합 공군의 견제 없이 맘 푹 놓고(?) 최대한 발사를 해도 하루가 꼬박 걸려야 600발을 다 날릴 수 있죠.

아무튼 이 시간 당 900톤 정도의 포격과 총량 5,000톤 미만의 포격이 갖는 위력을 이차세계대전 당시의 런던과 베를린 시민들의 고생(?)과 한번 비교해 보시죠.

(5) 런던 폭격

△ 런던 상공의 독일 폭격기 He 111 ⓒ Crete님 제공

다들 아시겠지만 이차세계대전 초기에 당시 나찌 독일군이 연합군을 유럽 대륙에서 모두 몰아낸 후 영국은 사실상 브리튼 섬에 고립된 형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이 아직 참전을 결정하기 이전이었고 육군이나 공군 모두 제대로 독일군에 대항할 형편이 되지 않고 있었죠. 따라서 히틀러는 런던 폭격을 통해서 영국 국민의 항전 의욕을 꺾어 버릴 셈으로 소위 대영 항공전 (Battle of Britain) 을 벌입니다.

제가 워낙 전사를 좋아해서 전쟁 중에 벌어진 별의 별 상황을 다 알고 있지만 대영 항공전 초기의 영국의 상황만큼 딱한 경우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뭔 말인고 하면 독일 공군 (Luftwaffe)이 1940년 9월 7일 감행한 폭격의 경우 총 480대의 폭격기가 600대의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면 런던을 폭격해서 그날 밤에만 436명의 런던 시민이 사망을 하고 1600여명이 부상을 당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정말 딱한 건 이 당시 영국 공군 (Royal Air Force)은 야간 비행 능력을 갖춘 전투기도 변변히 없었고 고사포 역시 겨우 92문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고도 3600 미터 이상을 비출 서치라이트조차 없는 한심한 판국이었죠.

△ 독일군 폭격에 집을 잃은 어린이들 ⓒ Crete님 제공


△ 폭격 후 진화 작업 중인 런던 소방관들 ⓒ Crete님 제공


그냥 고스란히 폭탄을 뒤집어썼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물론 프레더릭 파일 장군 지휘하에 불과 몇 일만에 급속히 대공 방어력이 증강되기는 했지만 11월 중순까지 두 달간 지속된 나찌 공군의 야간 폭격은 매일 밤 평균 200대 이상의 폭격기에 의한 폭격이 있었고 총 13,000톤의 고폭탄과 1백만 개의 소이탄이 런던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히틀러는 사실 이 폭격을 통해 군사 시설물이나 영국의 사회 간접 자본을 물리적으로 파괴하기 보다는 영국 국민, 특히나 런던 시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유발하는데 더 관심이 있었는데 역설적으로 이와 같은 런던 폭격은 런던 시민들을 포함한 전체 영국 국민의 항전 의욕을 자극하여 오히려 영국 국민들로 하여금 일치단결해서 독일군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런던 시민을 중심으로 한 영국 국민의 태도에 실망한 히틀러는 결국 11월에 들어 런던 폭격보다는 코벤트리, 사우스햄턴 이나 버밍햄, 리버풀 같은 항구도시나 공업도시로 폭격의 목표를 바꾸게 되죠.

(6) 베를린 폭격

다음은 반대로 전쟁의 풍향계가 연합군 쪽으로 바뀐 후의 베를린 시민들의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1943년 들어 연합군은 유럽 대륙 하늘의 제공권을 장악한 후 히틀러가 전쟁 초반에 꿈꿨던 것과 거의 동일한 계획을 세웁니다. 즉 베를린을 폭격해서 독일국민의 항전 의지를 꺾어 버리자는 것이었죠.

한번 보시죠.

△ 폭격 직후의 베를린 심장부의 잔해 ⓒ Crete님 제공


△ 독일 선전상 괴벨스의 피해지역 시찰 ⓒ Crete님 제공


1940년과 1941년에도 비교적 소규모 폭격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제대로 베를린 시민들이 폭격을 뒤집어쓰게 되는 시기는 1943년 11월부터 입니다. 1944년 3월까지 4개월간 연합군 공군이 투하한 수십 만 톤의 폭탄에 4000명의 시민이 사망하고 1만 명이 부상을 입고 45만 명이 이재민이 되죠. 이런 엄청난 피해 속에서도 독일 국민들의 사기가 떨어지기는커녕 베를린의 방어 시스템은 물론 기본적인 도시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고 시민들의 항전의지도 고취됩니다. 실제로 독일은 이런 엄청난 폭격 속에서도 무기 생산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 생산량이 1944년 말까지 꾸준히 상승하죠.

결국 베를린 폭격을 통해 독일 국민들의 항전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한 연합국 공군은 이후 폭격의 방향을 서부 독일로 돌리게 됩니다.

(7) 결론

자.. 한나라당의 일부 국회의원들이 주장하고 서프의 국제방의 일부 북빠들과 비밀의 일부 극우 논객들의 주장대로 서울에 포탄 몇 발만 떨어지면 대규모 공황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은 우리 서울 시민이 런던 시민이나 베를린 시민보다 열등하다는 지극히 모욕적인 발언입니다. 대전 기간 중 영국 국민들과 독일 국민들은 전쟁의 목적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외부로부터 불어 닥친 어려움에 일치단결하여 도시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항전 의욕을 불태우며 정부가 전쟁 수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이라고 그렇게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영국과 독일의 경우 오히려 적군이 원하는 소요사태나 패닉 현상이 나타나기는커녕 산업 생산량과 무기 생산량의 증가에서 보듯이 더욱 더 단결된 모습을 보이죠.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마치 적군이 바라는 패닉 현상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고 일부 극우 성향의 밀리 매니아와 친북한 성향의 북빠들이 서울에 포탄 몇 발만 떨어져도 도시가스관이 연쇄 폭발되어서 전 서울이 급속히 마비가 될 것이라는 식의 발언을 일삼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이기도 하고 이적 행위와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 지극히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다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지난번 개성 공산 사업의 군사적 유용성에 관한 글을 기억하실 겁니다. 개성 공단 남쪽에 진봉산이 그리고 바로 북쪽에 송악산이 있다고 말씀 드렸죠? 실제 대부분의 북한군의 장사정포는 월정-임한-동창-평화리를 연결하는 임진강변의 진봉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미 진봉산과 송악산 사이의 평야지대에 배치되고 있던 포병 전력은 모두 재배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1단계 개성공단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2단계 사업이 본격화되면 서울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진봉산의 북한군 장사정 포대는 거의 대부분 송악산이나 그 이북으로 철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북한군이 수도 서울을 향해 가지고 있는 장사정포에 의한 군사적 위협도 개성 공단의 진척 상황에 따라 불과 수년 내에 소멸하게 될 가능성이 있죠.

군사력 증강만이 안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성 공단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만 된다고 해도 수 조원이 투입될 MD 사업이 이룰 수 없는 장사정포에 의한 수도 서울 파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금강산 사업과 더불어 개성 공단 사업이 가지는 군사적 중요성을 제발 극우가 되었건 친북이 되었건 이해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Cr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