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주택관련 세금과 기타 등등)
미국이 그렇게 좋아요? 한번 보고 나서 얘기합시다.

등록일 2006-11-29

(1) 세금 폭탄론


2005년 12월 10일에 나온 OECD의 연구 자료 하나를 소개합니다. 제목이 “국가별 조세 정책 (Tax policies vary widely from country to country, OECD study shows)” 입니다. 링크는 제목에 걸어 놓았으니 직접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제목을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2004년 자료를 기준으로 30개국에 달하는 OECD 가입국 가운데 GDP 대비 세금의 비율이 최저 멕시코 (18.5%)에서 최고 스웨덴 (50.7%)까지 다양하더군요. 함 우리나라는 어디쯤 위치하는가 찾아볼까요?

바로 끝에서 두 번째, 멕시코 다음으로 세금 비율이 낮은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24.6%. 꼴찌에서 세 번째는 미국으로 25.4%.


도표를 보시면 이해가 더 잘 되실 겁니다.

스마일님께서 “참여정부 너무 세금 많이 낸다……” 라고 하시네요. 우리나라가 세금 폭탄이면 다른 90%의 OECD국가들은 자살 폭탄 요원들인가요? 보세요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은 그렇다고 쳐도 터키나 체코보다도 세금 비율이 낮습니다.

그리고 2005년 GDP 대비 세금 비율 자료도 찾아 봤습니다. 25.6%로 여전히 꼴찌에서 두번째입니다. 멕시코는 19.3%로 올랐죠.

올해와 내년 전망치도 구했습니다. 올해 전망치는 26.7%, 내년도 전망치는 26.4%로 미국 일본과 비슷 비슷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OECD 평균인 36% 대에 비하면 아직도 한참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세금 폭탄이란 말은 여전히 해당 사항이 없겠습니다. 물론 쩜하나님께 해당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일단 이 정도 선에서 세금 폭탄 얘기는 마무리하죠. 소위 밥술이나마 먹는 나라들 중에서 세금 적게 내는 걸로 두 번째인데 거기다 대고 세금 폭탄이라고 하는 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신지.

(2) 주택 보유세

다음은 주택 보유세에 대해 알아봅니다.

쩜하나님의 꾸준한 지적은 제가 주장하는 미국 내 높은 주택세율이 코끼리 다리 만지기라는 겁니다. 세율과 절차가 천차만별인데 몇 군데 살아 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걸 어떻게 단순 비교하느냐 하는 주장이죠. 그래서 한국은행이 발간한 2005년 9월 15일 자료 (주요국의 부동산 세제 비교) 를 인용해 보려고 합니다. 위의 OECD 자료와 마찬가지로 직접 링크를 걸었습니다.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직접 클릭 하셔서 자료를 눈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보시면 미국의 부동산 보유세 정보가 비교적 객관적으로 나옵니다. 전국 3100여개 시군간의 격차가 하도 커서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지만…… 실효세율 (명목세율 X 과표현실화율) 이 최저 0.3% 에서 최고 4.0% 라고 하네요. 50개 주의 대표 도시에 대한 중위 (median) 실효세율은 1.54% 입니다. 물론 주택세는 당연히 지방세이고 이 지방세 납부 비용은 연방소득세 과표에서 공제가 됩니다.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인가요?

이 1.54%라는 세율을 조금 더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계산을 해 보기로 하죠. 9/28일 한국 경제신문 기사입니다. 강남구 쪽 아파트들의 종부세를 포함한 주택 관련 세금이 정리가 되어 있네요.

공시지가 10억6천8백만 원인 강남구 도곡동의 도곡 렉슬 아파트 33평형을 보죠. 

공시가격

재산세

교육세

종부세

농특세

합계

10억6천8백만원

241만원

48만2천원

269만4천원

53만8천8백원

612만4천8백원



이 세금 합계는 실제 과표는 시가 표준액이며 감면 및 한도를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니 최대한 이렇다는 얘기고 이 보다는 물론 낮아집니다. 어찌되었거나 10억6천8백만 원짜리가 6백만 원 조금 더 되는 돈을 주택에 대한 세금으로 납부한다 이거죠?

미국의 세율 (1.54%)을 적용하면? 족히 1천6백만 원 정도가 세금으로 나옵니다.

한국에 살아서 한해 주택 세금으로 1천만 원 절약하면 남는 장사 아닌가요? 이 정도면 나라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세금 고지서 들고 가서 자진 납부하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 미국 오셔봐야 별로 뾰족한 수도 없답니다.

(3) GDP 대비 부동산세 비율

다음은 GDP 대비 부동산세 비율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보유세율은 낮아도 거래세율은 유래가 없이 높아 보입니다. 간단히 우리나라와 미국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및 거래세 비율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2005년도 한국은행의 자료를 빌려왔습니다. 새로 개편된 세제에 따른 싱싱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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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보유세

0.6%

2.8%

거래세

1.9%

0.1%

합계

2.4%

2.9%



이렇게 보유세와 거래세를 합쳐 놓고 보니 얼추 비슷한 것 같네요.

이런 계산이 나오는 근거는 양도세의 경우 우리나라는 2년 이상 보유 시 세율이 9-36%로 토지 거래 시 거래세로 납부를 하지만, 미국의 경우 주택 매매 차익을 소득세에 포함해서 납부하기 때문에 위의 도표처럼 0.1% 라고 오해를 하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한국식이라면 8-20% 정도가 될 겁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고려 사항이 빠져 있죠.

우리나라 부동산 중계 수수료는 거래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0.4-0.6% 이고 사는 사람 파는 사람 모두 동시에 이 정도 돈을 중계 업자에게 건네주죠? 반면에 미국은 부동산 중계 수수료를 전액 파는 사람이 냅니다. 사는 사람은 수수료에 대한 책임이 없죠. 그런데 그 수수료가 좀 엽기적입니다. 진짜로 집값의 6%를 받습니다. 집을 사고 팔 때의 골치 아픈 서류와 제도에 대한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아직도 집에 있는 매매 서류를 보면 골이 아픈데요. 아무튼 집을 파는 사람은 판매가의 6%를 부동산 중계 업자에게 줍니다. 이 돈으로 맘씨 좋은 중계업자는 집을 산 사람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하기도 하죠. 제 경우 중계업자가 차고의 전동 개폐기를 1백 불 주고 달아 줬습니다. (-.-;)

아무튼 복덕방비 6%를 추가하면 양도세율이 낮아 거래세 비중이 낮았던 미국의 부동산 관련 세율이 다시 올라갑니다. 뭐 이건 상대적이니 따로 뭐라고 토를 달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미국에서 집을 사고팔며 매매 차익을 챙기는 것도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는 정도로만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안정된 사회를 위한 부자들의 역할

결론으로 한마디 하죠. 우리나라에도 크나 큰 부자이면서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애쓰는 많은 분들이 계신 거 압니다. 본인의 자식들은 자력으로 학비를 벌게 하면서도 매년 수십 명의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의 유학비용이나 대학 등록금을 남 몰래 돕고 계시는 분도 옆에서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선동이 되었건 조중동의 난리굿이 되었건 종부세 납부 거부 운동이 사회 표면에 등장하는 건 우리나라 사회의 단결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돈 있고, 빽 있고, 배운 것 많은 이들이 사회에 훨씬 더 많은 공헌을 하고 더욱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의 더럽고 추한 모습을 수도 없이 봅니다. 그들의 위선과 가식에 혀를 내두를 때도 정말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은 “참 부럽다” 하고 느껴질 때가 미국민들이 보이는 자원 봉사 활동, 기부금 문화 입니다.

작년(2005년)에만 미국에서 기부금으로 2600억 달러가 걷혔습니다. 이중 개인이 낸 돈이 1990억 달러 입니다. 거의 2천억 달러인데… 회사가 낸 기부금이 140억 달러, 빌게이츠 재단이나 포드재단 같은 재단이 낸 돈이 300억 달러.

말이 좋아 100억 200억 달러지 이게 애들 장난감 액수입니까? 미국이 인구도 많고 먹고 살만한 나라라고 하지만 개인들이 일년간 기부금으로 지출한 액수가 거의 2천억 달러입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액이 거의 220조원입니다. 우리나라 1년 정부 예산액에 버금가는 액수를 미국인들은 자기 호주머니에서 털어서 각종 기부금으로 지출했습니다.

수입별 기부금 액수를 조사한 내용도 있는데 연간 7만5천 달러에서 9만9천 달러 사이의 수입이 있는 계층이 자신의 수입 중 1.47% 를 기부해서 가장 높은 기부율을 보였고 두 번째 계층은 연간 5만 달러에서 7만 5천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계층으로써 자신의 수입의 1.4%를 기부에 사용합니다. 세 번째로는 연간 1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초고액 소득자들로서 자신의 연간 수입의 1.39%를 기부했습니다.

돈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 봉사자들의 시간도 2004년 9월 ? 2005년 9월까지의 통계 자료를 보면 자원 봉사자 한 명당 연 평균 134 시간의 자원 봉사를 한 것으로 집계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쓴 글 중에 “부자들이 더 한다” 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더 한다” 라는 말뜻은 “더 지독히 인색하게 군다” 는 말입니다. 미국에서 돈 깨나 번다는 사람들이 저 정도로 기부금을 납부하며 솔선수범을 보이니 그나마 패권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욕을 먹으면서도 국내적으로는 나름대로 안정성을 보일 수 있는 겁니다.

삼성이 상속세 몇 푼 아끼려고 서울대 출신 참모들 머리를 짜내 생각해 낸 게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편법 상속입니다. 저런 정신머리를 가진 국내의 부유층들이 미국의 고소득자들이 받는 사회적 존경심을 부러워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종부세 납부 의무가 주어진 분들께서는 이를 부담이라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국가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건강한 생각들이 모여서 건강한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추신: 원래 이 분야는 곰배령님이 전공이십니다. 미국 얘기 핑계를 대며 글을 쓰기는 했는데. (-.-;) 사실 관계에 오류가 있거나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과감히 댓글로 알려주십시오. 최대한 실시간으로 수정하겠습니다. 쩜하나님, 스마일님과 나눈 토론은 하도 범위가 넓어서 일단 부동산 세금에 대한 내용으로 축소하려고 합니다. 가급적이면 건강한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주제에 집중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자 분들도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이 있으시면 주택 세금 쪽으로 주제를 좁히셔서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참.. 각종 자료를 올려 주신 니뽕스키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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