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2007년 12월 27일 서프에 올린 글
휴~~ 요즘처럼 서프를 방문할 때 맘이 무거운 적이 없네요. 단순히 대통령에 이명박씨가 당선이 됐다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서프의 정체성에 대해 큰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이번에 신당 지도부에서는 다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노통에게 돌렸습니다.
좋습니다.
그런 상황인식을 갖고 있다 해도 따로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민노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이회창이나, 신당의 주류 세력 모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따로 신당만 꼬집어 내어 욕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의문은 제기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대선 레이스 중의 정동영의 다음 발언은 무엇인가?"
"참여정부의 공(功)은 노 대통령에? 있고, 과오는 모두 내 책임이다"
공은 노통에게, 과오는 자기 책임이라고 한지가 언제라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다시 노통에게 돌립니까? 그럼 이놈의 신당은 대선 후보 따로, 지도부 따로…… 이렇게 역할 분담해 가며 그때그때 입맛에 맞게 입장을 바꾸는 겁니까? 정체가 뭡니까?
정동영씨와 신당 주류 세력의 말 바꾸기를 따로 예를 들어올리지는 않겠습니다. 참여정부 내에서 꿀단지를 안고 있던 양반들이 노통 인기가 떨어지자 내뱉었던 수많은 비판 발언과 대선 기간 중 친노 그룹의 지지가 필요하자 다시금 말을 바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응원을 얻고 싶다" 라고 했던 걸 생생히 기억합니다. 이제 또 다시 그놈의 신당 지도부란 인물들이 자신들의 패배를 노통에게 뒤집어 씌우려 합니다.
그것도 좋습니다. 어차피 정동영과 그 측근들과는 박스 떼기 경선 때 이미 마음의 연결 고리를 끊은 지 오래니까요.
물론 이건 저만의 입장이 아닙니다.
올 10월 16일 신당 경선이 끝나고 서프라이즈(seop1) 명의로 대문에 올라온 글 하나 보시겠습니다.
"우리는 정동영 후보가 민주개혁진영의 대통령 후보로서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바이다."
아마 서프 편집장님이 이런 글을 서프 명의로 대문에 올린 이유는 이런 이슈가 이미 노짱방에서 수렴된 대다수의 서프앙의 의견이라고 보신 것 같고 따라서 이를 서프의 공식 입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서프의 정체성과 맞는다고 판단하신 듯합니다. 절대적으로 찬성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제가 진짜로 걱정하고 맘이 쓰이는 것은 최근 서프 편집장을 포함한 운영진의 행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독고탁님이나 서프 내의 어느 누구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글로 쓸 수 있고 그 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내가 동의하면 지지글로, 반대하면 비판글로 의견을 나누면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서프는 무척이나 건강한 열린 공간이었다고 자부하고 그런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나 서프앙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가령 독고탁님이 '이회창-정동영 연대하라'라는 글을 쓰시고 이 글이 대문글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글 내용에는 동감하지 않지만, 그 자체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와 상황인식이 차이가 나니 그렇겠고, 실제로 이 글은 누리 점수가 1천 점을 넘는 서프앙들의 지지가 있었습니다. (한가지. 누리점수 1613/540 에서 볼 수 있듯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은 다시금 상기시켜 드립니다.)
이 글은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에서의 정동영-이회창 연대까지 주장하는 글이죠. 논리의 바탕은 '부패 대 반부패'
물론 저는 이 의견에 반대했고 제 의견을 따로 글로 썼습니다. 여기까지는 하나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서프가 가지는 고유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프라이즈 라는 공식 닉으로 마치 서프가 정동영에게 표를 몰아 주자는 분위기를 연출한 서프 운영진의 최근 대문글 작성과 편집 행태입니다.
이게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서프라이즈(seop1)이란 이름으로 올라온 대문 글입니다. 우선 이번 대선을 초박빙이라고 판단한 상황인식의 저렴함은 둘째로 치고 (물론 이 글에는 정동영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선택을 적군과 아군으로 좁혀서 실제로 정동영에게 지지를 몰아주자는 글이죠.
이런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서프 편집국(seop1)이라는 닉으로 정동영에게 불리하게 나오는 여론 조사 결과를 폄하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대문에 시리즈물로 올리는 우도 범했습니다.
이 글에 올라온 댓글 하나 소개하죠.
쏘닉(SonicSketch)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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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선명한 칼라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서프의 장점이죠. 하지만, 절차도 생략하고 비과학적이고 엉망인 상황 인식에 근거해서 억지로 깜이 아닌 후보를 서프 이름으로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다시금 한나라당의 개헌선 확보 저지를 위해 정동영과 이회창 당의 연합을 주장하고 이들을 지지하렵니까? 이게 서프의 존재 의의와 과연 합치될 주장이라고 보세요?
저는 이런 의견조차 서프앙들의 치열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다면 (물론 저는 끝까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서프의 주류 의견이 된다면 따로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과정의 공정성만 확보된다면 말이죠. 하지만, 서프 운영진에 의해 자의적으로 그런 의견을 대문글로 올려 서프앙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봅니다.
편집장이 그런 의견을 갖고 있다면, 편집장 개인 닉으로 정정당당하게 글을 써서 서프앙들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이런 꼴로 내년 총선을 맞이한다면, 총선의 승패를 떠나 서프가 망가지는 거 한 순간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상황 판단과 민주적인 의사 결정만 확보된다면, 주변 상황이 악화되어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서프 꼴을 보세요.
서프 운영진 맘대로 여론 조사 결과를 폄하하여 서프앙들의 상황 판단을 흐렸죠. 게다가 불과 2달 전 서프라이즈 이름으로 올린 대문글과 정면으로 상충하는 글을 다시 서프라이즈 이름으로 대문에 올렸습니다. 이런 식의 이중성으로 누굴 설득합니까?
강하게 비판받아 마땅하고 정식으로 사과의 글도 올리고 재발 방지도 약속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지적합니다.
대선 끝나고 올라온 서프라이즈의 첫 번째 공식 대응을 보시죠. 물론 글쓴이는 간단히 '서프'라고 되어 있지만 아이디를 보시면 서프라이즈 공식 닉과 마찬가지로 seop1 입니다.
정동영 후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뭐… 길지도 않은 글입니다.
정동영 후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회창 후보님, 문국현 후보님, 권영길 후보님, 이인제 후보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짧지 않은 서프 활동 기간 중에 서프라이즈 공식 닉으로 올라온 대문글이 조회수 7천을 넘어 누리 점수 -659 점을 받는 경우도 첨이지만, 이렇게 대다수의 서프앙들의 집중포화를 받으면서도 지금까지 늠름히 대문글로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도 처음인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편집장님의 편집권은 존중하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편집권이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은 아니죠. 서프앙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편집장이라면, 문제가 분명히 있는 거죠. 이제 저 글 대문에서 내리시죠. 편집장님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제 글의 결론을 짓겠습니다.
(1) 이번 대선 기간과 대선 후에 보여준 서프 운영진의 대문글 작성과 편집 행태는 문제가 컸다.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의 약속이 필요하다.
(2) 서프라이즈라는 공식 닉은 공지나 서프앙들 대다수의 의견이 수렴된 사항에만 적용하여야 한다.
사족: 이틀 전에 서프의 반성할 점을 지적하며, 올린 저의 글 '서프의 학습능력과 적응력, 그리고 업보 ☜'는 대문 추천 80에 누리 점수 1300점 이상을 받고도 대문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역시 편집장의 편집권 소관이라고 봅니다. 수용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기간 동안 일어난 편집장의 대문글 작성과 편집의 문제는 서프에서 공식적으로 의논이 필요한 중요한 이슈라고 믿습니다. 대문에 올라가서 편집장을 포함한 보다 많은 서프앙들과 함께 토론할 수 있도록 많은 후원을 부탁 드립니다. 실패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없는 집단이 바로 설 수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