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과 광우병의 공통점과 차이점

돼지독감과 광우병은 발병 기전과 증상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질병이다. 하지만 인류가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고 또 대중에게 극도의 공포를 야기시킨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돼지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을 바탕으로 일년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광우병을 되짚어 볼 기회를 갖기로 하겠다.

현 재 멕시코에서는 돼지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15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높은 사망자 수는 추정 환자수 2500명과 합쳐져서 발병대비 사망률이 10%에 육박하는 공포스러운 존재로 다가온다. 그런데 정작 정교한 방역체계가 갖추어진 선진국들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경증의 증상만을 보이고 있을 뿐 사망자는 멕시코에서 여행왔다가 보름 정도 입원해 있던 23개월의 소아 한명에 불과하다.

현재 멕시코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추정 환자수는 1200여명... 과테말라의 추정 사망자까지 포함시키면 멕시코 이외의 나라에서 사망한 사람은 단 2명... 결국 0.1~0.2% 대의 사망률이다. (출처-위키사전)

그렇다면 돼지독감 말고 매년 환절기가 되면 찾아오는 일반 독감의 치사율을 살펴보자.

File?id=dfxcfzf3_171fw3gvqtm_b

이 논문은 저자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하바드, 프린스턴, NIH 교수들을 포함한 미국내 쟁쟁한 과학자들이 모여 2005년 11월에 발표한 논문이다. 내용을 보자면 미국에서 매년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를 조사한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매년.. 매년... 41,400명 (95% 신뢰도, 오차범위 27,100~55,700명)이 독감이나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대략 발병 대비 0.1%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일반 독감 자체가 치명적인 질병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독감으로 미국에선 매년 4만여명이 넘는 인명이 손실이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본 포스팅의 제목의 일부인 광우병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지 난 20여년 동안 총 200여명이 조금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직도 추가 사망자가 근근이 발생을 하고 있지만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총 300명을 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시 한번 강조해 보자. 지난 20여년의 세월동안 200여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일반 독감으로는 한해에 미국 한나라에서만 4만여명이 사망하고 있다.

독감으로 한해 미국에서만 4만여명이 사망하니 광우병이 별개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균형감각은 있어야겠다는 뜻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광우병과 독감이 같으냐? 광우병으로 죽으면 뇌속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얼마나 비참하게 죽는데...."

한 마디만 하고 싶다.. 세상에 곱게 죽는 질병은 많지 않다. 독감으로 인한 폐렴 증상의 경우 호흡곤란으로 꽤나 큰 고통이 수반된다... 그밖의 합병증으로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에게 심적인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나 사망으로 이르게되면 말이다. 광우병으로 인한 사망이나 독감으로 인한 사망이나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이 박히는 건 하나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독감이라고 잠 들듯이 고통없이스르륵 사망하는 것이 아니다.

1년전 이명박 대통령의 삽질 협상 덕분에 지금쯤 써먹었더라면 유용한 카드였을 미국 쇠고기 수입이 한국 사회에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 진보진영은 진보진영대로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광우병 괴담을 전명에 내세운 덕에 신뢰를 잃었고 이명박 정부 역시 부실하고 졸속인 협상으로 국민들에게 자괴감과 큰 실망을 던져주었다. 더군다나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mbc PD 수첩 제작진들의 등뒤에 칼을 꼽고 있는 판국이다.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과학은 다수결이 아니다. 균형감을 잃은 열정은 결국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에도 불구하고 허망한 결말만을 남길 뿐이다.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periskop 홈지기님의 포스팅(벌써 1년이 지났지만)을 보고 다시 옛 생각이 났다. 특히나 마지막 문구가 눈에 밟힌다.

"언제나 열정의 파도에 몸을 내맡기기 전에 한 번쯤 나의 뿌리를 느끼고 더욱 깊게 뻗어보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발전은 이렇게 뿌리의 깊이를 챙기는 자세에서 시작이 될 거 같다. 충분한 정보를 챙기는 대중(Well Informed Public)이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번 재보선에서 집권 한나라당이나 야당인 민주당 모두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는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다. 체세대를 꿈구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어떤 모습이 국민들의 열망을 담을 수 있는 정치집단일지 좀 곰곰히 생각해 볼 계기가 되면 좋겠다.


돼지독감 관련 글 모음
2009-04-26 돼지독감에 대응하는 미국 시스템
2009-04-28 돼지독감과 스페인독감 그리고 최신 소식
2009-04-29 돼지독감: 항바이러스제 사용시 주의점
2009-04-29 돼지독감: 조기 방역과 격리의 중요성
2009-04-29 돼지독감: 멕시코의 높은 사망률의 비밀
2009-04-29 돼지독감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싸움
2009-04-29 낙천적인 멕시칸 - 돼지독감에도 놀거는 논다
2009-04-30 돼지독감과 광우병의 공통점과 차이점
2009-05-01 돼지독감: 올바른 마스크 선택과 착용법
2009-05-02 돼지독감 예방주사는 안전할까?
2009-05-02 돼지독감: 노인분들께 좋은 소식
2009-05-02 H1N1 독감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2009-05-03 돼지독감 돼지도 걸렸다
2009-05-03 돼지독감 수영장에서도 옮나요?
2009-05-06 돼지독감-대중심리와 사회적 비용
2009-05-07 돼지독감과 노무현의 책임
2009-05-11 어린이용 돼지독감 설명 동영상